Photo/2020년

2020년 3월 2일 수종사

cjc58 2022. 12. 4. 13:37

COVID 19로 전국이 비상사태.

초중고교가 개학을 2주 연기했고,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간 집중적으로 실시하길 권고한다는 정부의 다급한 당부.

하지만 집에만 있기에 답답해, 오전에 드라이브를 겸해서 남이섬까지 북한강변 길로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수종사에 들렀다.

자그마한 암자로 오르는 길처럼 보이는 이런 돌계단이

세월의 흔적과 온갖 사연들을 품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 옷 깃을 여미게 한다.

의외로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수종사.

우측의 요사채에서는 차를 대접하고 있는데, 이곳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두물머리를 내려다 보는 풍광이 일품이다.

이처럼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

기도를 끝내고 돌아서는 아내에게 슬쩍 물었다.

"뭘 그리 간절하게 빌었어?"

"응~~. 코로나 바이러스 빨리 진정되라고 빌었지...."하며

미소 짓는 아내의 눈에서 나는 그것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것도 간절하게 빌었음을 보았다.

"여보, 고마워!!!!"

水鐘寺.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 본사인 봉선사(奉先寺)의 말사이다.

1458년(세조 4) 세조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금강산(金剛山) 구경을 다녀오다가,

이수두(二水頭:兩水里)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어 깊은 잠이 들었다.

한밤중에 난데없는 종소리가 들려 잠을 깬 왕이 부근을 조사하게 하자, 뜻밖에도 바위굴이 있고, 그 굴속에는 18나한(羅漢)이 있었는데, 굴속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마치 종소리처럼 울려나왔으므로, 이곳에 절을 짓고 수종사라고 하였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네이버에서 펌--

멀리 아래로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수되는 두물머리가 보인다.

중요문화재로 보물 제259호인 수종사부도내유물(浮屠內遺物)이 있는데,

석조부도탑(石造浮屠塔)에서 발견된 청자유개호(靑瓷有蓋壺)와,

그 안에 있던 금동제9층탑(金銅製九層塔) 및 은제도금6각감(銀製鍍金六角龕) 등 3개의 일괄유물이 그것이다.

--네이버에서 펌--

이런 곳에 앉아,

구름이 오가고, 계절이 바뀌고, 눈과 비가 오다 그치기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부처님의 깨우침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자연의 법칙정도는 터득할 수 있지 않을까?

바람처럼 지나는 인생길, 스쳐 지나는 것이 어찌 바람뿐이랴...

지나가는 구름일지언정, 수시로 모습을 바꾸고 있는데 어찌 하나의 형상으로만 생각하려는가?

그 형상마저도 나의 생각과 선입견이 반영된 것일진데,

과연 옳다고 고집할 수있을까?

< 놔 두어라!!! >

물 떨어지는 소리가 종소리처럼 크게 울려 잠이 든 세조를 깨웠다는 水鐘寺.

범종마저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여기서 종을 치면 두물머리 인근 삼라만상이 모두 미혹에서 깨우침을 얻으리라.

만약 기회가 된다면 저 아래 '물의 정원' 큰 나무 아래에 앉아 수종사에서 치는 새벽 종소리를 듣고 싶다.

용문사 은행나무만큼이나 수령과 위엄을 드러내는 수종사 은행나무.

25mm 렌즈로도 그 모습을 다 담기가 어렵다.

수종사 사적기에는 사찰이 신라시대부터 자리를 잡았다고 적고 있다.

나무에 물이 오른 초록 6월과 단풍이 물든 10월에도

또 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