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oto/2021년

2021년 3월 4일 제주여행 1

cjc58 2023. 10. 21. 12:25

제주여행 첫째날.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내린다.

한화리조트에서 7분 거리에 있는 절물자연휴양림부터 찾았다.

에드워드 기번이 쓴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다 보면

라인강을 경계로 강너머에는 깊은 숲속에 바바리안들이 살고 있다는 글이 있다.

독일에는 지금도 Black Forest가 스위스 접경지역에서부터 슈투트가르트까지 펼쳐져 있다고 한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숲이 우거져 흑림이라고 불리는 원시 자연의 모습을 나는 여기서 봤다.

거목 사이로 난 좁은 오솔길은 두려움보다는 평온을 느끼게 한다.

이곳에는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재료로 '웃는 장승'을 조각해 세워 놓았다.

웃는 모습은 역시 '하회탈'이 최고.

어르신의 살짝 혀를 내민 유머스러움은

21년전 돌아가신 아버님의 얼굴과 아주 흡사하다.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치유가 되는 숲.

저 나무 너머에서 일곱 난쟁이가 노래를 부르며 나타날 것 같지 않은가?

아니면 흰 옷 입은 님프가 장난 치고 있으려나?

보부상의 얼굴엔 삶의 고단함보다는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감사하는 기쁨이 엿보인다.

숲길을 돌아오니 '비밀의 정원'이 나타난다.

촉촉하게 내리는 봄비는 벚꽃이 더욱 Fresh하게 해준다. 

'봄비는 나를 울려 준다'지만, 보는 이가 느끼는 감상일뿐

자연은 봄비를 맞아 더욱 초록초록해 진다.

절물오름도 아름답다던데, 오늘은 아내의 무릎 때문에 포기.

언젠가는 기회가 오겠지요...

이끼가 봄비를 맞아 더욱 생동감이 넘친다.

봄의 전령사라는 '노란색의 복수초'가  나무 아래 가득 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