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러시아여행 1 하바롭스크 무라브요바거리
2017년 5월 첫째주 연휴를 이용하여
불곰의 나라, 공산주의가 태동한 나라, KGB가 무서운 소비에트 공화국이 아닌
자유의 물결이 넘치는 극동에 위치한 러시아의
하바롭스크와 블라디보스톡을 시베리아 횡단열차로 가로 지르며 3박 4일간 다녀왔다.
러시아 'Aeroflot' 계열 오로라항공은 인천공항 제2청사에서 출발.
제2청사로 이동하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야 합니다.
1청사와 2청사를 연결하는 '자기부상열차'.
자동운항시스템이어서 앞에 타면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기부상열차'는 지상에서 떠서 미끄러지듯 달릴 것이라는 선입견과는 다르게 승차감은 썩 좋지 않습니다.
2청사 122번 Gate에서 출발합니다.
러시아 국적 저가항공기인 '오로라 항공'.
아에로 플로트의 계열사인데, 진에어가 대한항공의 저가항공 계열사인 것처럼
러시아 동부를 운항하는 여객기는 오로라항공이다.
60-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에게는
러시아는 아직도 소비에트 연방 공화국. 즉 공산주의 국가라는 개념이 남아 있고
공산국가로의 여행은 두렵고 불안하다는 생각이 있다.
생각보다는 깔끔한 외관의 737기종.
비행기는 크지 않아서 3-3열 배열이다.
인천공항을 힘차게 차고 오른다.
인천 앞바다의 이름 모를 섬에서 우측으로 선회를 하고
하바롭스크를 향해 날아간다.
러시안 국적기는 타 항공사와는 다르게 북한 영공 가깝게 항로를 선택한다고 들은 것 같은데
워낙 고도를 높게 잡고 날아서 '혹시 북한 영토를 볼 수 있지 않을까?'하는 어리석음은 구름 위에서 저 멀리 날아가 버렸다.
아내가 찍어준 내 사진.
내 마음과 생각은 내가 아직도 젊다고 여기고 있는데,
이 사진을 보니 나이가 들어 보인다.
왠지 씁쓸하다...
오로라 항공의 기내식.
맛보다는 분위기가 ....
기내식을 담은 상자를 펼치면 구름 위에 우뚝 솟은 만년설에 덮인 설산 사진이 보이는데
비행기를 타고 가면서 이런 사진을 보며 먹는 기내식은 맛보다는 분위기로 쵝오!!!
2시간 16분 비행 끝에 러시아연방 동쪽 말단에 위치한 하바롭스크 지역의 행정중심도시인 '하바롭스크'에 도착했다.
아무르강 우측 시가지가 형성된 지역은 러시아 땅.
강 좌측 자연녹지 지역은 중국 땅.
아무르 강이 우수리 강과 만나는 지점에서 약간 하류 쪽에 있다. 17세기 중엽 아무르 강 유역을 여러 번 탐험했던 러시아 탐험가 E.P. 하바로프의 이름을 따서 명명되었다. 현대적인 도시는 1858년에 군사전초기지로 세워졌다. 시베리아 횡단철도가 아무르 강을 가로지르는 길목에 있는 요충지로서 소비에트 체제하에서 줄곧 극동 지방의 중심지였으며, 한때는 베링 해협까지 이르는 극동 지방 전역을 관할하기도 했다. <다음 백과에서 펌>
비행기에서 내려다 보는 러시아의 아무르강.
중국에서는 '흑룡강'.
한국 역사에서는 일제치하 독립운동을 하던 애국지사들의 애환이 서린 강.
활주로에 비행기가 멈추자마자 트럭이 후진하여 다가온다.
러시아 동부의 행정중심도시이고 동부의 교통 허브이지만
수작업으로 여행객의 가방을 옮기려는 것이다.
활주로에서도 트랩을 걸어 내려 버스를 타고 청사로 이동한다.
한적한 시골 터미널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승객이 내리면 제일 먼저 탐지견이 올라간다.
왼쪽 그늘에 탐지견이 반사조끼를 입고 있어 잘 안보인다.
하바롭스크 공항 청사.
러시아기가 펄럭이는 관청(?) 같아 보이는 건물을 보며
내가 공산국가였던 러시아 땅을 밟고 서 있다는 생각에 아직도 긴장감이 풀리지 않는다.
러시아에서 유명하다는 쵸콜릿.
너무 귀여운 아기얼굴 사진이 있는 쵸콜릿이 제일 맛있다는데,
아기 사진은 당시 쵸콜릿 공장을 다니던 어떤 여자직원의 아기 사진이었다고 한다.
한겨울에는 영하 30도를 넘나든다는 동토의 땅이지만
5월에는 기온이 25-26도를 넘어 한낮에는 덥게 느껴지는 날씨.
내 선입견 때문인가? 한산한 도로와 흰 자작나무, 얕은 건물은 체제의 이념적 논리를 떠나
쓸쓸함, 고요함 속에 숨은 약간의 공포감을 불러오기에 충분하다고 느껴진다.
아뭏튼... 공산국가를 보는 내 첫 인상을 솔직하게 적은 것이다.
유모차를 끌고 도로 옆 녹지를 지나는 여성의 모습에서는
스위스의 초지에서 느꼈던 평온함과 여유라는 단어가 튀어 올라온다.
하바롭스크 '시립공동묘지'를 지난다.
1930년대 후반, 스탈린에 의해 하바롭스크시에서 처형된 4,302명의 고인을 추도하는 공동묘지라고 한다.
기름 값이 저렴하다는 러시아.
1루불이 19.81원이니 39.7루불이면 786.5원. 우리나라 1/2 수준이다. 산유국의 혜택이다.
러시아의 특징을 꼽으라면,
첫째,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점이고
둘째,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보폭도 넓고, 걸음걸이가 빠르다는 점이다.
앞에서 달리는 청년 둘과 뒤에서 걷는 여성의 보폭과 자세를 비교하면 쉽게 이해가 간다.
내 생각으로는 겨울철 추운 날씨에 길들여진 습관이 아닐까?
버스 정류장 모습.
아이를 목마 태우고 있는 젊은 아빠의 모습에서 여기는 더 이상 공산국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러시아에서 첫번째 밤을 지내게 될 '자리나' 호텔.
안내 화면 하단 우측에 보면 태극기 문양이 있다.
한글 안내 서비스가 된다.
한국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 같다.
금발에 영화배우보다 아름다운 미모를 갖춘 Russian Concierge.
러시아 여자들은 2가지의 모습을 가지는데
처녀때는 몸매도 날씬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지니는데,
결혼을 하고 중년에 들어서면 뚱뚱하고 볼품 없는 여성으로 변한다는 그릇된 속설이다.
인종학적으로 러시안들은 나이가 들어도 날씬하고 매력적이지만,
중년 이후 뚱뚱해지는 사람은 우즈벡이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라고 한다.
러시아 일반 가정식 저녁식사라고 한다.
토마토와 채소를 볶은 전채요리와 거친 곡물 빵과 감자를 으깬 매쉬드 포테이토 샐러드가 주된 식사라고 한다
하바롭스크 '불금'을 엿 볼 수 있는 번화가 거리의 표정.
거리에는 아이를 안거나, 걸려서 손잡고 나온 가족들의 모습이 대부분이다.
전형적인 유럽의 시가지를 연상시키는 건축양식이 즐비한
하바롭스크의 번화가인 '무라브요바-아무르스코보' 거리
하바롭스크는 우리보다 1시간 빠른 시차를 적용하니
저녁 7시 41분인데 도심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놀라움을 갖고,
특히 여성들의 뛰어난 패션 감각이 돋보이는 옷차림과 모습은 '패션 모델'들이 거리를 걸어 다니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다.
해가 저무는 '아무르 강'변을 산책하는 사람들....
중국명으로는 '黑龍강'
어두운 과거를 지녔던 1910년부터 40년대까지 우리나라의 많은 지식인과 애국자, 피 끓는 청년들이
흑룡강 강가에 앉아 나라 잃은 설움과 비탄에 잠겼을 것을 생각하면 역사는 흐른다지만, 결코 잊을 수는 없다.
"By the Rivers of Babylon"
우리는 너무 쉽게 일제 치하에서 고통 받았던 우리 할아버지 아버지를 잊으며 살고 있다.
우리는 너무도 당연하게 6.25 전쟁의 무서움과 상처를 잊고 살고 있다.
'망각은 삶의 고통을 이겨내라는 신의 선물'이라는 말도 있지만
결코 잊어서는 안되는,
뼈에 새기고 돌에 새겨서라도 잊지 않고 자손들에게 전해주어야 하는 치욕의 역사도 있다.
'바빌론 강가에서 치욕의 눈물을 삼켰던 이스라엘'은 현재 누구도 넘보지 못할 강대국이 되어 있지 않은가?
저물어 가는 흑룡강의 낙조를 배경으로...
길이 4,444Km 세계 8위의 긴 강인 아무르강.
강물은 흘러가고,
시간도 흘러가고
역사도 흘러간다.
모든 것이 흘러간다해도 Oral Tradition (口傳)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는 세대가 지날수록 시간을 거슬러 생명을 갖는다.
아무르강 언덕 위에 아름답고 우아한 모습을 보이는 '성모승천성당' '우스펜스키 사원'
강에서 성당을 향해 오르는 계단의 이름은?
"천국의 계단"이라고 한다.
흰 건물에 코발트 빛 지붕을 한 곳은 '극동미술관'
불을 밝히기 시작하는 아무르강 다리.
시베리아 횡단 철도가 아래층에 2층에는 차가 지나는 복층교다.
아무르강변을 밝히기 시작하는 하바롭스크의 야경.
어둠속에서 빛을 발하는 우스펜스키 성당의 화려함.
극동지방 최대의 도시이며, 유럽풍의 건축양식을 가진 도시.
화려한 야경을 뽐내는 이곳은
공산국가였던 소련연방공화국이 아닌
아름다움과 애절함과 그리움이 숨겨진 나라 Russia이다.
영화 'Dr. Zhibago'를 통한 아름다움과 애절함, 그리움을 연상한 나라였기도 하고
영화 '백야'를 통해서 공산국가의 통제와 두려움을 상상했던 나라.
Russia.
서방국가나 유럽의 나라들에 비해 내가 가지고 있는 선입관을 깨고
옳바른 지식을 쌓기 위한 공부가 필요하다고 절감한 나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