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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평창

2020년 3월 12일 사천해변

아침에 선자령의 찬 공기를 마시고,

정오무렵에는 대관령의 소나무 힐링을 했으니,

오후에는 푸른 동해바다 내음을 마셔 보려합니다.

코로나 덕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한가로운 사천해변 모래밭에 앉아 영화 한 컷을 찍었습니다.

나이 들어갈수록 부부는 닮아가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생각을 하면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강릉에서 Hot Place로 뜨고 있다는 사천해변.

겨울바다의 매력은 거친 파도와 흰 물보라입니다.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남편의 속마음을 헤아리려는지

아내는 모래턱 뒤에 앉아 묵묵히 기다려줍니다.

 '바다 앞에 왜소해진 내 어깨가 허전해 보이지만,

그 작은 어깨가 없는 바다는 Nothing이라며, 자신의 그림자를 넣어 핸펀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퇴직한지 3개월째로 접어들지만,

내 자존심 상하지 않게 해 주려 애쓰는 아내가 고맙습니다.

와우!!!!!  땡큐.  여보! 멋지게 잘 찍었소.

쓸쓸한 겨울 바닷가.

하지만 봄을 실어오는 동해바다의 상큼한 바람은 움추러들게 하기보다는 어깨를 쫙 펴게 해 줍니다.

여보! 파도가 거칠수록 바람이 곧 그친다는 얘기라더군...

"인생 전반기는 정신없이 뛰며 살아왔는데,

인생 후반기에는 사는게 뭔지 생각하며 삽시다."

끊임없이 밀려오며 부서지는 파도를 보니, 연애시절 내가 당신 마음 얻으려 끊임없이 들이대던 생각이 나는군!!!

"당신도 그때 생각 나?"

"여보. 이젠 이렇게 서로 기대며 작은 행복을 찾아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