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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02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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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에 일어나 창 밖을 보니 백설부. "여보, 우리 오랜만에 크리스마스 이브에 명동 거리를 걸어보면 어떻겠소?" "신세계 백화점에 멋진 네온이 켜졌다던데 가 봅시다." 조명이 빛을 발하는 저녁시간에 맞추어 전철을 타고 회현역에 내리니, 신세계백화점 방향 출구는 많은 인파로 폐쇄되었다. 신세계백화점 앞은 . 교통정리를 하는 경찰들만 목이 터져라 외쳐도 사람들의 움직임은 막을 수 없고... 결국, 우리는 먼 발치로 바라보고 바로 이동. 명동과 수표교를 지나 청계천에 와서야 한숨을 돌리며 사진 몇 장을 찍었다. 청계천 도로변에도, 청계천변 수로 옆에도 사람들로 가득, 가득... 사람들은 많아도 나름 질서있게 움직이며 빛의 향연을 즐긴다. 나만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기러 나온 것이 아닌 듯, 구경꾼들 가운데 시니..
2023년 12월 7일 국립미술관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어느 맑은 날, 국립박물관에 이어 이번엔 늘 가까이 있었지만 멀리 느껴졌던 삼청동 국립미술관에 가 보고 싶었다. 삼청동 소재 국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라고 부른다. 안국동에서 골목길을 지나오게 되면 이렇게 인왕산이 창문너머로 보이듯 햇살이 벽틈 사이 사이로 줄을 선 끝으로 인왕산이 서 있는 작품을 보게 된다. 길고 가는 직사각형과 밝은 정사각형, 그리고 삼각형의 빛이 그리는 도형 또한 작품이다. 1층에서 지하 층을 내려다보면 빈 공간을 커다란 나뭇잎과 붉은 열매가 탐스럽게 달려 있다. 1층 안내 데스크를 지나면 전시실 벽면이 거울처럼 복도의 나무들을 반사한다. 지하 전시실의 벽면에 햇살이 들어오면, 해가 비추는 곳은 20% cool gray, 해가 비추지 않는 곳은 Bl..
2023년 11월 10일 용문산 상원사 어느날, 지인 한분이 내게 양평에 살면서 상원사에 가 보았느냐고 묻는다. 상원사라면 오대산? 고개를 갸웃하며, '아직 못 가보았는데요.'하니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면서, 참고로 용문산 용문사 산 자락 너머에 상원사가 있다고 알려준다. '지금 여기 우리 숲길'도 한적하고 좋다. 가을 낙엽이 켜켜이 쌓인, 폭 좁은 숲길에 따스한 햇살이 비켜드는 오전 시간이 나는 좋다. 용문산 정상 레이더 기지의 남쪽 계곡에 자리한 상원사. 용문사가 자리한 산 자락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웅대한 힘이 느껴지는 바위들이 사찰을 감싸며 호위하는 모습 같다. 상원사 아래 계곡엔 맑은 물이 흐르고, 그 주위엔 저마다의 비원을 간직한 돌탑이 즐비하다. 대웅전과 석탑. 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철조여래좌상. 관음이 상..
2023년 11월 2일 세월리 은행나무 길 오늘은 파란 하늘과 햇살이 고운 날이다. 엊그제 홍천 은행나무 숲에서 땅에 떨어진 은행나무 잎을 보면서 아쉬워 했었는데, 양평에서 곤지암으로 가는 길에 심어진 은행나무 잎에 햇살이 비켜들면 아름다울 것 같아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 들고 나갔다. 이 집엔 황금 카페트가 깔렸다. 곤지암으로 가는 길... 바람이 불자 나무에서 황금이 쏟아진다. 누런 황금이 쏟아져 도로 노견에 가득 쌓여 있어도 탐내는 사람도, 훔쳐 가는 사람도 없는 여기는 욕심 부리는 사람이 살지 않는 천국인가 보다 도시에서는 은행나무 열매가 내뿜는 고약한 냄새로 가로수로 적절치 않는 수종이라는 홀대를 받고 있건만 시골길에 심어진 은행나무는 고운 황금옷을 입고, 바람이 불 때마다 아낌없이 황금을 뿌리고 있다. 황금 카페트가 깔린 도로가 이처럼 ..
20231030홍천은행나무숲 10월 한달동안 머리에 쥐가 나도록 책과 씨름했던 아내의 노고를 치하할 겸 피로를 풀어줄 겸... 홍천 은행나무 숲을 찾아갔다. 홍천이라 했는데 위치상으로는 삼봉자연휴양림과 가까워 평창이라 생각하고 가야하는데, 오대산과 계방산 사이에 있다고 보면 된다. 1년에 단 한 차례, 10/1 ~ 10/30일 까지 한 달만 개방한다고 하는데, 이미 대부분의 은행잎은 대지에 누웠고, 앙상한 가지 끝에 달린 잎마저 겨울 채비를 하고 있었다. 홍천 은행나무 숲에서 유일하게 노란 은행잎을 간직하고 서 있던 나무 덕에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늦게 찾아 와 조금은 썰렁했지만, 남아 있는 은행잎과 바닥에 덮힌 초록 풀이 서운한 마음을 달래준다. 따사로운 가을 햇살이 노란 은행잎에 생기를 준다. 줄 맞춰 도열해 있는 은행나무에..
2023년 10월 18일 국립중앙박물관 오늘은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나들이 하는 날. 양평역에서 8시 52분 문산행 열차를 타고 이촌역으로 간다. 박물관 입구 정원에 자리한 나무가 노랗게 단풍이 들고 있다. 추색이 완연하다고 해야 할까? '거울못'에 가을이 느껴진다. 이촌역 2번 출구로 나오면, 박물관으로 가는 계단이 나온다. 거울못에 자리한 '청자정'. 계단을 오르면 '짠~~'하고 이 숨을 막히게 한다. 이리 찍고, 저리 찍어 보아도 멋진 풍경이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선다. 3층까지 시원하게 뚫려 있는 개방감이 마치 오래된 유럽 성당에 들어서는 듯 하다. 전시실 사이의 중앙홀. 전시실을 이동하다 잠시 쉬어 갈, 아니 잠시 생각하고 갈 쉼터가 보인다. 박물관에 가면, 전시 유물을 관람하느라 다리 아프게 걸어 다닌 기억에 '너무 힘들어서 또 오지는..
2023년 10월 2일 강천보 라이딩 양평으로 이사 오고 나서 처음으로, 여주역에서 친구들을 만나 강천보까지 라이딩을 하고 왔다. 모두 지공법사가 된 60 중반의 친구들. 까까머리 고등학생때 만나 48년된 지기들. '자! 우리의 건강을 위하여...' 막걸리 한 잔의 기운 덕인지, 얼굴엔 웃음이 가득... 강천보에서 아직 젊다는 증명 사진을 찍고... 가지고 온 간식은 남기지 말고 가야, 아내가 또 준비해 줍니다. 강천보에서...
2023년 10월 1일 명성황후 생가 항아리에 동전 넣기... 모든 사람이 실패했는데, justice는 단 한번에 성공!! 명성황후 생가. 여주라는 지역이 그러하듯이, 큰 언덕 없이 산이 멀리 보이고 평화롭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곳이련만... 명성황후는 어찌 그리도 험난한 인생을 살고 마지막 길도 비극적으로 마무리를 하였는가?. 한 사람의 인생 길이 험난했던 것이 아니라, 국가의 기운이 쇠하고 힘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이날 여행의 마무리는 장어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