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1월 15일 토요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서 속초로 향하던 중,
아내가 '백담사'에 한 번 가보고 싶다는 말에 핸들을 돌렸다.
백담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백담사까지 올라 가는 셔틀 버스를 타기 위해 줄을 선다.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고 수심교를 건너 백담사로 향한다.
내 손 모양이 이상하게 보이지요?
요즘 젊은이들은 다 아실겁니다. 이해한 사람은 20, 30대로 인정!!!
바로, 셀카봉을 잡고 있기에 '두 손이 앞으로 나란히...'가 되었습니다.
이날따라 날씨가 너무 좋아서 핸펀으로 찍었는데 선예도가 칼이다.
역시 사진은 빛을 담는 작업이다.
백담사 계곡에는 저마다의 사연을 담은 돌탑들이 빼곡하다.
우리 백담사에 왔어요!!!
인증샷도 셀카봉으로 찰칵.
86년부터 사진에 취미를 갖고 니콘 F2A를 가지고 다니며 풍경을 찍기 시작했는데,
요즘들어 사진의 묘미와 문명의 편리함을 만끽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요런 셀카봉의 편리함 때문이다.
우선 카메라가 가볍고, 주위사람들에게 찍어 달라고 부탁하지 않아도 되며,
내 얼굴이 들어간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소 한적한 백담사 경내.
활동적인 전두환씨가 어떻게 여기서 보냈을까?
만해, 한용운선생의 두상 조각.
눈을 들어 먼 앞 산을 바라보는 눈매가 예사롭지 않다.
"당신들이, 아니 너희가 나라를 사랑하느냐? 여의도에서 말 장난하는 사람들아!"
그동안 백담사에 4차례 방문했었지만, 내 기억에 만해 기념관을 방문하기는 처음이다.
따사로운 초겨울 햇살을 즐기기엔,
집에서 준비한 에티오피아 아리차 한잔이 더 할나위가 없다.
그런데 보온병에 담아온 커피는, 직접 Hand Drip한 커피의 향과 맛을 재현하지 못함이 아쉽다.
이 사진이 바로 셀카봉의 위력을 보여주는 군요.
키가 작은 우리 부부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하며
키가 커 보이도록 카메라 앵글을 아래에서 찍어 달라는 말을 하기는 무척 어렵다.
하지만 셀카봉으로 찍으면 이렇게 간단하게 해결된다.
키가 커 보이네요.
역시 이모자는 찬바람이 불때 써야 제 가치를 드러내는 것 같다.
오른손에는 셀카봉으로 구도를 잡고, 왼손에는 리모콘을 Shot!
재밌네요. 요렇게 한번 더 찍어봅세다!
눈이 부시게 파란 하늘과 낙엽을 떨구고 가지만 남은 나무와 기와 지붕을 적절하게 넣어서 구도를 잡고...
왼손으로 리모콘을 '꾹'
역광을 적절하게 이용한 사진 촬영도 가능합니다.
계곡 돌무더기 밭에서 자신의 돌탑 쌓기를 하는 사람들...
우리 부부의 앞날에 서광이 비치도다.
ㅋㅋㅋ 너무 작위적이다.
창에 반영된 아내의 모습.
그대는 들어오는게요, 나가는 게요?
어느 문으로 와서 어느 문을 향하고 계시요?
사방에 있는 문은 열린 게요? 닫힌 게요?
아니 그 문이란 것이 애시당초, 있기는 한게요?
우리 부부가 쌓은 작은 돌탑.
혹여 잊혀질까하여 사진을 찍었는데, 이돌이 그돌이고, 그돌이 이돌이니 니돌 내돌이 어디 있으리오?
하지만 우리 부부는 간절하게 우리의 마음속에 든 바램을 차곡차곡 쌓았다.
석해.
돌의 바다. 아니 한 사람 한 사람의 염원이 담겨 하늘로 향하는 기가 충만한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