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웅천동과 서호동 사이에 섬이 하나 있다.
'예술의 섬'이라는 이름이 붙은 '장도'다.
간조때만 들어갈 수 있었던 장도에 아름다운 다리를 놓았다.
다리는 소형차가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제법 넓다.
해변공원과 두력도 앞에 반짝이는 윤슬이 보석보다 더 영롱하다.
이곳이 2019년 5월 개관했다는 '예술의 섬' 장도.
조수미씨도 공연을 하고 갔다는 'GS칼텍스 예울마루'가 장도 바로 앞에 있다.
봄 볕이 그리웠던가? 꽃방울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아침햇살을 느끼며 홀로 사색하면서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야트막한 언덕길을 힘겹게 오르는 아내의 무릎이 빨리 완쾌되어야 할텐데...
붉은 동백꽃이 내가 오기를 기다려, 땅에 떨어지지 않고 가지 끝에 매달려 있었다.
저 멀리 금오도까지 여수만이 품고 있는 섬들이 올망졸망하게 자리 잡고 있다.
윤슬에 지나는 배의 물결이 더해지면 작품이 된다.
바다는 누구나 자유롭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도화지다.
나이가 들었음인가? 이런 풍광을 보면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고 마음이 편해진다.
바다 한가득 뿌려 놓은 보석을 누구도 탐내지 않는 이 순간은 여기가 천국이요 극락이다.
여수만을 지나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바다의 장쾌함.
나는 '바위를 산위로 굴려 올리는 멍에를 진 시지프'의 고통을,
바다를 향해 사랑을 들어올리는 형상으로 순화시킨 이 조형물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멀리 보이는 섬의 산을 오르는 것인가?
지금 여기 바다를 가르고 하늘을 향해 오르고 있는 것인가?
한 계단 한 계단 오르고 또 오르면 닿을 수 있는 것일까?
내가 오른 인생의 계단 끝엔 무엇이 있었을까?
나에게는 <아름답게 지나간 시간>이 있었던 것 같다.
머리에 별을 매단 여인의 옆얼굴은 윤슬이 반짝이지 않아도 아름답다.
이 사진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나?
그믐달이 담긴 잔과 등잔불을 밝혀 책을 읽고 있는 원숭이가 펼쳐 든 책은 HUMAN.
책을 읽지 않으면 사람이 아닌 것이다. 나이가 어리건 늙었든, 사람이라면 손에서 책을 놓아서는 안된다.
내가 알고 있는 지식만큼 사고의 폭과 깊이가 열리게 된다.
에메랄드 빛, 옥색, 쪽빛....
언어로 수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도 표현하기 어려운 남녘의 바다는 아름다움이요 설레임이다.
꽃을 든 여인이 아닌 '꽃을 든 게'도 바닷가에 서 있으면 예쁘다.
이 사진 한장으로 나는 보라카이를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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