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첫번째 밤을 자고,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볼 일을 보면서 자료를 검색한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겨울엔 흰 눈이 덮힌 선자령에 가 보고 싶었다.
하지만 아내는 선자령까지 올라가는 것이 불가능하니 나 혼자라도 가려고 했는데
하늘목장에서 트랙터마차를 타면 선자령이 보이는 능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하니 바로 이거다 싶었다.
바로 이 트랙터 마차를 타면 갈 수 있다.
하늘목장 주차장에서는 매시 30분에 출발하고, 정상 전망대에서는 매시 정각에 출발한다.
비용은 1인당 7,000원으로 왕복요금이 포함된 가격이다.
산꼭대기에 선 풍력발전기의 날개가 웅~ 웅~ 소리를 내며 힘차게 돌아간다.
우리가 타고 갈 트랙터마차.
실내는 버스보다 넓다.
대형 트랙터가 마차를 끌고 가파른 언덕길을 힘차게 올라간다.
승객은 우리부부와 가이드, 단 3명뿐.
이곳이 전망대.
트랙터마차가 데려다 주는 최고지점으로 여기서 선자령까지는 45분.
한민족의 등줄기인 태백산맥의 준령들이 힘차게 이어지고...
무애 [無碍]
우리부부를 내려준 트랙터마차는 1시간 후에 돌아온다며 내려간다.
몸이 날아갈 것 같은 매서운 바람이 몰아치는 전망대에 우리 부부만 남았다.
대관령에만 50여기의 풍력발전기가 돌아 가고 있단다.
우측 2개의 풍력발전기 좌측에 보이는 산이 선자령 정상이다.
앞에 보이는 능선이 대관령 휴게소에서 선자령으로 오르는 능선길.
우측으로 전망대가 보인다.
하늘목장에서 트랙터마차 회귀점에 지어놓은 간이 쉼터가 없었다면
우리 부부는 凍死했다고 신문에 날 뻔했다.
다행이 마차 가이드 청년이 쉼터의 문을 열어 주고 내려가서
나는 사진 찍고 쉼터로 뛰어들어가 몸을 녹이고, 다시 나와서 사진 찍고 들어가기를 반복했다.
얼마나 바람이 거세게 부는지는 아내의 머리를 보면 안다.
오늘 선자령을 포함해, 이곳엔 우리 부부외에 사람은, 아니 생명체는 보이지 않았다.
쉼터에서 뜨거운 커피로 몸을 녹인다.
휘이잉~~~하며 지나는 바람소리만 들어도 모든 상념이 날아가는 것 같다.
쉼터를 바람막이 삼아 삼각대를 펴고 사진을 찍는다.
손이 얼고, 얼굴은 아파오지만, 이런 배경으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회가 언제 또 오겠는가?
어제 테라로사에서 산 커피를 앞에 보이는 휴대용 드립퍼로 내려 마신다.
좁은 쉼터 안에 커피 향이 가득 퍼진다.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쉼터에 앉아 마시는 커피 한잔의 여유? 아니 황홀함은 이것이 바로,
소...확....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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