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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020년

2020년 3월 13일 월정사 전나무길

오늘은 월정사 전나무 길을 걸어보려 한다.

<불교 사찰 입구의 일주문 다음에 있는 문으로, 사찰의 대문 역할을 한다.

흔히 인왕상이라 불리는 두 명의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어 인왕문이라고도 한다.

 

<금강역사상은 불법을 훼방하려는 세상의 사악한 세력을 경계하고, 사찰로 들어오는 모든 잡신과 악귀를 물리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소승불교의 《오분율()》에 따르면 부처가 있는 곳에는 항상 5백의 금강신이 있어 좌우에서 부처를 호위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사찰에서는 불법을 지키는 신으로서 금강역사상을 안치하고 있다.
이중 오른쪽을 지키는 역사가 나라연금강이고, 왼쪽을 지키고 있는 역사가 밀적금강이다. 나라연금강은 힘의 세기가 코끼리의 백만 배나 된다고 하고, 야차신()의 우두머리인 밀적금강은 손에 금강저()를 쥐고 있다. 금강저는 지혜의 무기이며 번뇌를 부수는 보리심의 상징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금강문 [金剛門] (두산백과)에서 펌

 

금강문, 곧 월정사의 대문을 지나면 안으로 들어가게 된다.

월정사의 금강문은 특이하게 2층 누각이 있다.

2층 누각은 왕궁 못지 않은 화려함이 있다.

최근에 채색작업을 마무리했는지 그 빛이 현란하다.

만약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꼼꼼히 살핀다면 깨달음은 아닐지라도 마음의 때는 조금 벗길 수있을텐데...

월정사 요사채 퇴청마루에 앉아 해바라기를 하는 아내.

마루에 잠시 앉았을뿐인데 깨달음을 얻었는지 뜬금없이 내게,

"여보 당신 출가학교 한번 가보고 싶지 않아?" 한다...

흙담 너머에서 출가학교 수행이 진행된다고 한다.

이제 월정사 전나무 길을 걸어봅시다.

부안 내소사의 전나무 길과 남양주 국립수목원의 전나무 길과 함께 전국 3대 전나무길이라고 하는데

1Km에 이르는 월정사의 전나무 길에서 느끼는 기운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오가는 사람이 없다며 금강교 위에서 재롱(?)을 부리는 아내가 귀(?)없다.

염색을 하지 않았더니 머리가 백발이 되었다.

흑발이면 어떻고, 백발이면 어떠랴?

변함없는 자연처럼 내 본성은 같은것 일텐데...

 

600년을 살다 2006년 10월 겨울이 찾아오던 어느 날 밤.  

홀연히 쓰러지며 세월의 흐름을 일깨워주었다는 전나무.

 

<우주의 비밀이자 신비는 Time이라고 한다. 

보이지도, 들리지도, 만져지지도, 실체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시간의 흐름이 있기에 우주가 탄생하고 성장하고 소멸한다고 한다.>

 

Black Hole.

처럼 600년 살다 떠난 전나무의 몸통을 통해 보면 지나 온 역사를 볼 수 있으려나?

600년 살다 떠난 전나무의 모습.

겨우 60년 조금 넘게 산 내 모습은 어떨까?

45억년이라는 가늠하기 어려운 지구의 나이로 본다면,

600년이나, 60년이나, 찰나이리라.

마냥 소녀같기만 하던 아내의 얼굴에도 나이가 든다.

언제 찾아도, 어떤 사연을 가지고 찾아올 지라도 변함없는 모습으로 맞이하는 자연에서

나는 또 다시 교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