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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윌리엄 쉐익스피어, 햄릿

작품명 ; < HAMLET /  The Tragical Historie of HAMLET Prince of Denmarke>

출   처 ; 12세기 덴마크 궁정을 무대로 하는 암렛 전설을  1200년경에 문법가 삭소가 라틴어로 기술한 것

* 햄릿의 수수께끼 - 햄릿이라는 작품은 이야기의 표면적 전개나 구조로 볼때 우리의 이해를 거부하는 불투명성이 과히 느껴지지 않는 작품이지만, 극의 層位를 파헤치기 시작하면 독자나 관객은 그 내면의 복잡함이랄까 불투명성 또는 모호함에 오히려 현혹되고 만다는 것이다. 

*   햄릿의 주인공의 문체적 키워드는 의문(doubt)과 아이러니(irony)다.   의문이란 질문을 품거나 던지는 자가 한가지 답에 직면하거나 전혀 답을 찾을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한다기보다  '복수를 할 것인가, 말 것인가?'라는 햄릿에게 극의 처음부터 끝까지 관통되는 관심사로, 의문을 궁극적으로 수용하고 고스라니 담아둔다. 아이러니는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반대되는 진술의 한 형태이며 비유적 표현 또는 사고의 양태에 속하나, 단순한 수사를 뛰어넘어 하나의 관점, 삶의 관점을 나타내기도 한다.

* 첫머리 - 제1막 제1장 엘시노어 성. 성벽 위 초소 오른쪽 왼쪽에는 망대로 통하는 문이 있다. 별이 총총한 추운 밤. 미늘 창을 든 프랜시스코가 왔다 갔다 보초를 선다. 종이 열 두번 울린다. 곧 보초 바너도가 무장을 하고 성에서 나온다.

* 마무리 - (포틴브라스) 자, 왕자님의 서거를 애도해 군악과 조포를 울려 이분의 덕을 찬양하자. 저 시체들도 들어내라. 이 같은 광경은 싸움터에는 어울릴지라도, 이 자리에서는 너무나 보기 흉하다. 누가 가서 병사들에게 조포를 쏘게 하라. 병사들이 시체를 들고 퇴장. 그 동안 장례행진곡. 이윽고 조포소리가 은은히 울려 퍼진다.

* 줄거리 - 햄릿의 아버지 덴마크의 왕이 낮잠을 자는 동안 동생이 왕의 귀에 독약을 부어 독살하고 왕비를 차지한다. 햄릿은 숙부이자 아버지이며, 어머니이자 숙모인 원수에게 복수를 맹세한다.

<햄릿의 대사>

* 아, 더러워질대로 더러워진 이 육체, 차라리 녹고 녹아 이슬이 되어 버렸다면!  /  아, 세상 일이 모두 따분하고 부질없다. 진부하기만 하고 아무 유익이 없구나.  /  아, 싫다 싫어. 잡초만 무성한 세상, 천하고 더러운 것들만 활개를 치는 구나.      

* 늘 아버지께 매달리시던 어머니, 애정을 먹으면 먹을 수록 욕심이 사나워지기라도 하듯이, 그런데 채 한달이 지나지 않아서 - 아예 생각 하지를 말자. 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여자인가?  겨우 한 달. 니오베처럼 온통 눈물에 젖어 가엾은 아버지의 유해를 따라가던 신이 닿기도 전에, 아, 그 어머니가 그런 어머니가 숙부의 품에 안기다니, 사리를 모르는 짐승이라도 좀 더 슬퍼 했을 것이다.  

* 자네 적들이 그런 말을 해도 곧이 들을 내가 아닌데, 하물며 자기 욕을 하는 자네 말을 내가 믿을 줄 아나. 자넨 게으름뱅이가 아니야.  

* 절약이야 절약. 초상 밥이 식기 전에 그대로 잔칫상에 올린다 이 말이거든. 그런 일을 겪기보다는 차라리 원수를 만나는 게 훨씬 나았을 거다.  

* 고귀한 성품도 티끌만한 결점 때문에 그 본질을 의심받고 비난을 듣게 마련이지.

*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가혹한 운명의 화살을 참아내는 것이 중요한가, 아니면 고통의 물결을 두 손으로 막아 이를 조절하는 것이 중요한가?

* 죽는 건 잠드는 것, 그뿐이다. 잠들면 모든 것이 끝난다. 마음의 번뇌도 육체가 받는 온갖 고통도, 그렇다면 죽고 잠드는 것, 이것이야말로 열렬히 찾아야 할 삶의 극치가 아니겠는가? 잠들면 꿈도 꾸겠지. 아, 여기서 걸리는 구나. 이 세상의 온갖 번뇌를 벗어 던지고 영원히 죽음의 잠을 잘때  어떤 꿈을 꾸게 될 것인지 이를 생각하면 망설여지는구나. 이 망설임이 비참한 인생을 그렇게도 오래 끌게 하는 것이다. 그렇잖으면 누가 참겠는가, 이 세상의 비난과 조소를, 폭군의 횡포를, 세도가의 모멸을, 모욕당한 사람의 고통을, 질질 끄는 재판을, 관리들의 오만을, 덕 있는 사람이 당해야 하는 소인배의 불손을?  한 자루의 단도면 깨끗이 청산 할 수 있는 것을, 누가 이 무거운 짐을 지고 따분한 인생을 신음하며 진땀을 빼겠는가? 죽은 뒤의 그 어떤 두려움과 한번 가면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미지의 세계가 결심을 무디게 하고, 그래서 미지의 저승으로 날아 가느니 차라리 현재의 고통을 참게 만드는 것인가? 분별심 때문에 우리는 모두 겁쟁이가 되는 구나. 생기 넘치던 결심은 창백한 병색으로 물들고, 의기 충천하던 의지도 그 때문에 옆길로 빗나가 실행의 힘을 잃고 만다. 가만, 아 아름다운 오필리어, 숲의 여신아! 기도 중이거든 내 죄의 용서도 함께 빌어 주오.

*  습관은 악습에 대한 인간의 모든 감각을 먹어 삼키지만 천사의 역할도 합니다. 항상 좋은 행동을 하고 있으면,처음에는 어색한 옷 같지만, 어느새 몸에 꼭 어울리게 만들어 줍니다. 오늘 밤에는 참으십시요. 그러면 내일 밤에는 참기가 한결 쉬워지고, 그 다음 날 밤에는 더욱 쉬워집니다. 이렇듯 습관은 거의 천성을 바꿀 수도 있고, 악마를 다스릴 수도, 내쫓을 수도 있는 신비로운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 여자의 정숙함과 수줍음을 더럽히고, 미덕을 위선이라 부르게 했으며, 깨끗하고 참된 여인의 아름다운 이마에서 장미꽃을 뜯어내고 그 자리에 창부의 낙인을 찍었고, 결혼의 맹세를 도박꾼의 맹세처럼 거짓되게 만든 행동을 하지 않았습니까? 아, 백년가약의 맹세에 담긴 정신을 저버리고, 신성한 예식을 한낱 헛소리로 만든 행동을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 행동에는 하늘도 격분하여 얼굴을 붉히고, 이 단단한 대지도 최후 심판의 날이라도 당한 것처럼 수심에 잠겨 있습니다.  

* 아, 수치심아, 너의 부끄러움은 어디 갔느냐? 저주 받을 욕정아, 네가 중년 부인의 뼛속에서 반란을 일으킬 수 있다면 피 끓는 청춘 속에서는 도덕이 초처럼 불에 녹아 없어지려무나. 감당 못 할 욕정에 빠지더라도 창피해 질것은 조금도 없다. 머리에 서리 앉은 늙은이도 활활 정욕의 불에 타고, 이성이 정욕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판이니.  

* 먹고 있는 것이 아니라 먹히고 있는 중입니다. 지금 정치 구더기들이 모여서 한참 먹고 있는 중입니다. 구더기란 놈은 회식의 제왕이거든요. 우리는 우리가 살찌자고 다른 동물들을 살찌우고, 우리가 살찌는 것은 구더기를 살찌우기 위한 것입니다. 살찐 임금이나 여윈 거지나 맛은 다르지만  한 식탁에 오르는 두 쟁반의 요리지요.   왕을 뜯어먹은 구더기를 미끼로 고기를 낚고, 구더기를 먹은 그 고기를 사람이 먹을 수도 있습니다.  왕이라도 거지 뱃속으로 행차 하실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 인간이란 대체 무엇인가? 인간의 행위와 한평생의 삶이 단지 자고 먹는 것 뿐이라면? 그렇다면 짐승과 조금도 다를 바 없다. 신이 우리에게 이렇듯 위대한 사유의 힘을 주시고 앞뒤를 살필 수 있게 해 주신것은, 그 능력과 신같은 이성을 쓰지 않고 곰팡이가 피도록 내버려두라고 하신것은 아닐터. 그렇다면 짐승처럼 잘 잊어버리기 때문인가, 아니면 일의 결과를 너무 세밀하게 생각하는 좁은 마음의 망설임 탓인가 - 사려를 넷으로 나누면 그 하나만이 지혜이고 나머지 셋은 언제나 비겁함이기 때문인가 - 나는 왜 "이 일은 꼭 해야 할 일이다"하고 되뇌이며 살아 가고 있는가? 그 일을 실행 할 명분과 의지와 실력과 수단을 가지고 있으면서 대지처럼 엄청난 實例가 나를 훈계하고 있지 않은가.  

* 때에 따라서는 무분별이 도리어 도움이 되고 심사숙고한 계획이 수포로 돌아 가고 마는 수가 있으니까. 그러니 결국 다듬어서 완성시키는 것은 신의 힘이야. 대강대강 모양을 깍는 것은 인간이지만.  

* 아, 나는 죽는다. 호레이쇼! 맹독이 내 정신을 마비시켜 버렸다. 살아서 영국의 소식도 듣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예언해 두지만, 덴마크의 대를 이을 사람은 포틴브라스 밖에 없다. 죽음에 즈음하여 내 그를 추천한다. 그 사람에게 그렇게 전해다오. 그리고 사태가 여기에 이르게 된 사정도 자세하게. 그 나머지는 다 침묵이다. (숨을 거둔다)

<폴로니어스, 재상 / 햄릿에게 죽임을 당한다.>

*  몇마디 훈계를 할 테니 명심해 두어라.   "속마음을 함부로 입 밖에 내지 말것이며, 옳지 못한 생각을 행동에 옮기지 말아라. 친구는 사귀되 잡스러워서는 안 되고, 한번 사귄 좋은 친구는 쇠고리로 마음 속에 단단히 걸어 두어라. 그러나 잘난 체하는 풋병아리들과 악수나 하다가는 손바닥만 두꺼워진다. 싸움은 하지 않도록 해라. 그러나 일단 하게 되면 상대방이 앞으로 너를 조심스레 여기도록 철저히 해라.  누구의 말에나 귀를 기울이되 네 의견은 말하지 말아라. 즉 남의 의견은 들어주되 판단은 삼가라는 말이다. 옷차림에는 지갑이 허락하는 데까지 돈을 써도 좋지만, 요란스럽게 치장하지는 말아라. 값지게 번쩍거리지 않는 옷을 입도록 해라. 옷은 인품을 나타내는 것이니까.  돈은 빌리지 말고, 빌려 주지도 말아라. 빌려 주면 돈과 사람을 잃고, 빌리면 절약하는 마음이 무디어진다.  무엇보다도 네 자신에게 성실하여라.그러면 자연히 밤이 낮을 따르듯 남에게 성실한 사람이 되는 법이다. 그럼 잘 가거라. 내 훈계가 네 가슴속에 새겨지기를 빌겠다."      

* 아, 그게 바보를 사로잡는 덫이란 말이다. 피가 달아 오르면 함부로 맹세를 하는 법이야. 얘야, 그렇게 타오르는 것은 열보다는 광채가 더 많이 나고, 한참 맹세를 하는 도중에 빛도 열도 다 사라지고 만단다. 그런 것을 진짜 애정인줄 알았다가는 큰 일 난다. 이제부터는 처녀로서 몸가짐을 함부로 하지 말고, 만나잔다고 쉽게 응해서는 안 된다. 좀 도도하게 굴란 말이야. 햄릿으로 말하면 나이도 젊고 너보다는 훨씬 자유로우신 분, 그리 알고 대해야 한다. 요컨대 오필리어, 그 분의 맹세를 믿어서는 안돼. 그런 맹세는 겉 빛깔과는 달리 속으로는 더러운 욕망을 이루려고 여자에게 잘못을 저지르게 하는 뚜쟁이처럼, 말만 신성하고 거룩한 체하는 거야. 그러기에 더 잘 속지. 

**   본디 여자는 사랑하면서 걱정하게 마련이고, 여자의 사랑과 걱정은 같은 크기로 따라가는 법이라 둘이 다 전혀 없는 가 하면, 둘이 다 지나치기 일쑤랍니다. 제 사랑은 이미 잘 아시는 바이고, 사랑이 크니 걱정도 크옵니다. 사랑이 커지면 하찮은 걱정은 두려움으로 바뀌고, 두려움이 커지는 곳에 사랑 또한 자라는 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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