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토르 위고가 1831년 29세에 발간 . 1828년 9월 집필 시작 1829년 1월 15일 종료. 4달 반만에 완성 < 위고가 29세에 쓴 글로, 젊은이의 사랑과 절망, 후회의 묘사가 지극히 사실적이고 치밀하다. 40대에 쓰기 시작해 60대에 완성한 '레 미제라블'에서는 이런 치열한 사랑 대신에 헌신하는 사랑,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이 애절하게 표현된다. >
* 머리말 - "몇 년쯤 전의 일이다. 이 책을 쓴 나는 노트르담 성당에 갔다가 그곳 한쪽 종루의 어두컴컴한 구석에서 벽에 새겨진 이런 글자를 발견했다. ANATKH(아난케) / 숙명(그리스어) / Fatum(라틴어) - 클로드부주교가 벽에다 새긴 단어. 오랜 세월이 흘러 새카매진, 돌 속 깊이 새겨놓은 그 그리스어 대문자들은 마치 중세의 누군가가 쓴 것 임을 드러내려는 듯 고딕체 특유의 분위기와 모양새를 간직하고 있었다. 특히 그 음침하고 불길한 의미가 나에게 강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이 오래된 성당의 벽면에 그런 죄악의 냄새와 불행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서는 차마 이 세상을 떠날 수 없었던 고통스러운 영혼은 과연 어떤 존재였을까 궁금하던 나는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 중략 ~~ 이 책은 바로 그 신비한 한 단어에서 탄생한다. 1831년 2월"
* 숙명 - 이 단어는 클로드부주교가 성직자로서의 준엄하고 냉정한 자존심으로는 지켜 내기 어려웠던 에스메랄다를 향한 뜨거운 사모의 마음이 투쟁하는 가운데 탄생한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숙명은 나보다 훨씬 더 강력했지. 그대를 사로 잡아, 내가 은밀하게 꾸며놓은 흉계의 끔찍한 톱니바퀴에 그대를 밀어 넣은 것은 바로 숙명이란 놈이요.
* 첫머리 - < 지금으로부터 348년 6개월하고 19일전의 일이다. 시테 섬과 대학구, 도심을 둘러싼 세 겹의 성벽 안에서 쩌렁쩌렁 일제히 울려대는 종소리에 파리 사람들이 잠을 깬 지도. 1482년 1월 6일, 그날은 특별히 역사에 남을만한 사건이 일어 난 날은 아니다.>
* 마무리 - < 사람들은 섬뜩한 해골들 사이에서 2개의 유골을 발견했다. 그것은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었는데 유골 하나가 다른 유골 하나를 끌어 안고 있었다. ~~중략~~ 또 그 유골을 꼭 껴안고 있는 다른 유골은 남자였는데, 자세히 보니 그것은 등뼈가 구부러지고 머리는 어깨 뼈 속에 묻혀 있으며, 한쪽 다리가 다른 한쪽보다 짧았다. 또한 목뼈가 손상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그는 교수형을 당한 시체가 아닌 것이 분명했다. 다시 말해서 그 유골의 주인은 여기까지 찾아와 죽은 것이다. 이 유골을 꼭 껴안고 있던 유골로부터 떼어내려 하자 그것은 순식간에 부서져 버리고 말았다.>
* 에스메랄다 - 16세 집시처녀, 키가 큰 편이 아닌데도 그녀는 늘씬하게 쭉 뻗은 몸매 때문에 제법 훤칠해 보였다. 갈색 피부는 낮에 보았다면 안달루시아나 로마의 여인들처럼 아름다운 금빛으로 빛났을게 분명하다. 자그마한 발도 안달루시아풍이었다.
* 안달루시아 - " 알메리아·카디스·코르도바·그라나다·우엘바·하엔·말라가·세비야 등 8개주(州)로 나누어진다. 북쪽에는 시에라모레나산맥이 있고, 남쪽은 지중해와 대서양에 면하며, 서쪽은 포르투갈에 접한다. 남부에는 에스파냐의 최고봉 물라센(3,478m)을 포함하는 산악지대가 지중해를 따라 시에라모레나산맥과 나란히 동서로 뻗쳐 있는데, 그 주맥(主脈)이 시에라네바다이다. 이 두 산악지대 사이에는 과달키비르강(江)이 남서쪽으로 흐르고 있다. 지형상으로 저(低)안달루시아와 고(高)안달루시아로 양분되어 있는데, 시에라모레나산맥의 남쪽 과달키비르강 유역을 저안달루시아, 그 남부의 산악지대를 고안달루시아라고 한다. 저안달루시아에서는 과달키비르강을 따라 도시가 늘어서 있고 관개시설이 보급되어 있으며, 에스파냐에서 가장 비옥한 토지로 알려졌다. 이 지방은 이미 청동기시대부터 문화가 싹트기 시작했으나, 예로부터 여러 국가의 지배를 받았다. BC 12세기에는 페니키아, BC 5세기에는 카르타고가 지배하였으며, 로마 통치시대에는 세네카와 같은 인물을 낳았다. 그 후 5세기에는 반달족(族)이 침입하였고, 8세기부터는 수백년 동안 사라센의 지배를 받았으며, 건축과 의상 등에 큰 영향을 받았다. 그라나다의 알람브라 궁전은 사라센 문화 최대의 유산으로 유명하다. 관개기술 등도 사라센으로부터 도입된 것들이다. 15세기에는 이 지방 전체가 에스파냐령(領)이 되었으며, 그 후 대토지 소유제가 확립되었다. 오늘날도 대토지 소유자의 세력이 강하며, 프랑코 정권 때에는 유력한 지지층이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셰리주(酒)는 과달키비르 삼각주의 지방에서 나는 포도로 만들어진다. 소·말·양 등의 사육도 활발하며, 소는 투우용(用)이므로 에스파냐 전역으로 공급된다. 양모는 산출량은 많지만 질이 좋지 않다. 고안달루시아는 시에라네바다에서 발원하여 ‘에스파냐의 나일’이라 불리는 헤닐강(江)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그 흐름을 이용한 관개가 발달해 있으며, 이 비옥한 평야의 중심이 그라나다이다. 저안달루시아와 마찬가지로 과수재배가 활발하다. 주요 산업은 농업과 농산물가공업이며, 보리를 비롯하여 올리브(에스파냐의 70%)·포도·오렌지·커피 등의 재배가 활발하다."
* 콰지모도 - 축제일이 되면 그의 주위에서 소란스레 재잘대는 아가씨들 같은 종들 가운데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바로 그 종이었다. 그 종의 이름은 마리였다. 그녀는 남쪽 탑속에 동생 자클린과 단 둘이 매달려 있었다. 마리보다 키가 좀 더 작은 자클린은 마리의 종루 옆 조금 작은 탑안에 들어 있었다. / 콰지모도가 모든 인간에게 악의와 증오심을 품고 있었음에도 단 한사람 예외가 있었다. 콰지모도는 그 사람을 대성당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사랑했다. 바로 클로드 프롤로다. '샹트 플레리'(노래하는 꽃이라는 뜻). 기베르또라는 랭스의 선상 음유시인의 딸, 부친의 사망 후 경제난에 허덕이다 몸을 팔게 됨. '아녜스'라는 예쁜 여자 아기를 얻게 되었으나, 어느 날 아기를 도둑 맞게 되고, 대신 집시여자가 낳은 기형적인 괴물 아이를 얻음. - 이 괴물아이가 카지모도. 후에 '쥐구멍'에서 참선하는 은둔자 - 자루수녀, 귀뒬수녀가 된다.
* 클로드 부주교 - 본능적이고 야생적이며 여느 인간과는 다른 콰지모도에게 노트르담은 아름다움과 높이, 그 웅장함에서 풍겨 나오는 조화 때문에 사랑 받았다. 또한 박식하고 열정적이며 상상력이 풍부한 클로드 신부에게서는 건물이 지닌 의의와 신화 숨겨져 있는 의미로 인해 사랑을 받았다.
* "이것이 저것을 멸망케 하리라. 책이 건물을 무너뜨리리라." 그토록 견고하고 영속적인 돌로 만들어진 건물의 책도 이윽고 한결 견고하고 영속적인 종이 책에 그 자리를 내놓게 되리라는 예감이었다. 그것은 하나의 기술이 다른 기술의 자리를 빼앗게 되리라는 것을 의미했다. 즉 '인쇄술이 건축술을 죽이리라'는 뜻이었던 것이다. 사실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서력 기원 15세기 끝무렵까지 건축술은 인류의 위대한 책이요, 힘으로나 지성으로나 여러 측면에서 인간의 중요한 사상 표현의 수단이 되어 왔다. 건축물들은 단순한 기념비 그 자체였다. 그래서 단순하고 땅위에 벌거숭이로 누워 원시적 전승조차 하기 어렵게 되었다. 그리하여 상징을 표현하기 위해 거대한 건축물이 세워졌고 건축술은 인간의 사상과 더불어 발전하게 되었다. 건축물은 무수한 머리와 무수한 팔을 가진 거대한 모습이 되기에 이르렀다. 영원불변한,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형태로 세상에 떠다니는 온갖 상징을 정착 시킨 것이다. 기본사상, 즉 말은 이 모든 건축물들의 토대일 뿐만 아니라 형태 그 자체 이기도 했다. 예컨대 솔로몬 신전은 단순히 성서의 호화로운 겉표지에 불과 한 것이 아니라 신성한 성서 그 자체였다. 건물의 형식뿐만 아니라 건물이 자신을 위해 선택하는 땅의 지세도 그것이 나타내고자 하는 바를 말해 준다. 구텐베르크가 나타나기 전 건축술은 사상을 기록하기 위한 가장 중요하면서도 보편적인 문자였다. 동양에서 시작되고 그리스, 로마에 의해 계속된 이 화강암 책은 중세가 그 마지막 페이지를 장식했다.
* 원시시대 인류문명의 요람인 고대 동양에서는 인도의 건축술 다음에 아라비아 건축술의 풍만한 어머니인 페니키아 건축술이 나타났다. 고대에는 이집트 건축술 다음에 그리스 건축술이 왔다. 에트루리아 양식과 거대한 기념 건축물들은 이집트 건축술의 변종에 지나지 않으며, 로마 양식은 그리스 양식의 연장으로서 카르타고식 둥근 지붕을 더 한 것 뿐이다. 근대에는 로마네스크 건축술 다음에 고딕 건축술이 나타났다. 이상 살펴본 이 3계열을 둘로 나누면, 언니 뻘로는 인도의 건축술, 이집트의 건축술, 로마네스크 건축술인데 모두가 같은 상징이 엿보인다. 그것은 곧 신정정치, 계급제, 통일, 교리, 신화, 하느님이다. 동생뻘로는 페니키아 건축술, 그리스 건축술, 고딕 건축술을 들 수 있는데, 이들의 성질과 고유한 다양성이 어떠하든지 간에 거기에도 역시 같은 의미가 있으니 그것은 곧 자유, 민중, 인간이다. 브라만이라고 불리든, 마기라고 불리든, 교황이라고 불리든 간에 인도나 이집트 또는 로마네스크의 석조 건축에서 사람들은 성직자의 존재감을 강하게 느낀다. 성직자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민중의 손에서 탄생한 건축술은 그렇지 않다. 그것들은 종교건축물보다 한결 풍부하지만 덜 성스럽다. 사람들은 페니키아 건축술에서는 상인을 느끼고, 그리스 건축술에서는 공화주의자를 느끼고, 고딕 건축술에서는 시민냄새를 맡는다.
* 15세기 이전 인류가 가진 복잡한 사상은 모두 건축이라는 형식으로 표현되었다. 민중의 사상도 종교의 율법도 모두 그것을 상징하고 기념하는 건물로 표현된 것이다. 그리고 인류는 마침내 돌로 쓸 수 있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게 되었다. 왜 일까? 그것은 종교적이든 철학적이든 모든 사상이 영속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한 세대를 움직인 관념은 후대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움직여 그 흔적을 남기기를 원한다. 그런데 사본의 생명은 얼마나 덧 없는가? 건물은 그와 달리 얼마나 견고하고 영속적이며 내구력 있는 책인가! 쓰인 말을 부수기 위해서는 하나의 횃불과 한마리의 애벌레면 충분하다. 세워진 말을 허물기 위해서는 사회 혁명이나 천재지변이 필요하다.
* 15세기가 되자 모든 것이 변한다. 인간의 사상은 건축술보다도 견고하고 내구력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단순하고 쉽게 영속하는 방법을 발견한다. 건축물은 왕좌에서 밀려난 것이다. 구텐베르크의 납글자가 오르페우스의 돌 글자를 대신하게 된다. "책이 건물을 무너뜨리려 했던 것이다." 중세때는 건축물이 완공되었다고 하면 지상에 있는 부분과 거의 같은 규모의 구조가 지하에도 있었다. 예를 들면 노트르담처럼 주춧돌 위에 세워진 것을 제외하면 궁전이나 성채 그리고 성당에는 모두 반드시 이중의 지하 부분이 있었다. 대성당으로 말하자면 밤낮으로 파이프 오르간과 종소리가 울리고 불빛으로 넘쳐 흐르는 지상의 홀 아래, 낮고 어둡고 신비롭고 빛이 없고 소리도 없는 말하자면 또 하나의 지하 대성당이 있었다. 궁궐이나 성에는 감옥이 있었고, 때로는 무덤이 있었으며 또는 그 두 가지가 다 있었다. 이와 같이 성당과 궁궐, 성채는 모두 그 몸의 반을 땅 속에 묻고 있었던 것이다. 한 건축물의 지하실은 또 하나의 건축물이었으며, 그곳에서 사람들은 위로 올라가는 대신에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었다. 마치 호숫가의 숲과 산이 거울처럼 호수에 거꾸로 비쳐 보이듯이 지상의 건축물 층계 밑 지하에도 똑같은 층계를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 <나는, 나는 너를 사랑해, 아! 이건 정말이지 누가 뭐라해도 사실이야. 내 가슴을 태우는 이 불길은 밤이고 낮이고 타올라 잠시도 꺼지는 법이 없지. 그런데도 전혀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거야? 괴로워, 아 나는 너무나 괴로워! 사랑스런 여인아, 나를 측은하게 생각해 주지 않겠나? 해가 뜨나 지나, 앉으나 서나 네 생각 뿐이다. 내 가슴이 갈가리 찢기는 것처럼. 아아! 나는 너무나 괴롭다고, 사랑스런 그대여! 제발 나를 가엽게 여겨줘. 보다시피 나는 이렇게 조용조용히 이야기 하고 있잖아. 네가 제발 나를 두려워하지 않기를 얼마나 바라는지 알기나 해? 남자가 여자를 사랑하는 것이 잘못인가? 아아, 안타까울 뿐이다. 왜 나를 용서해 주면 안되는거지? 언제까지나 나를 증오 할 셈인가? 그렇다면 모든게 끝이야. 바로 그 때문에 내 성질이 고약해지고 자꾸 포악해 지는 거라구. 내가 보아도 나라는 인간이 무서워. 너는 잠깐이라도 나를 거들떠 볼 생각도 하지 않아! 내가 이렇게 우리 두사람의 마지막 갈림길에 서서 떨며 애타게 호소하는 사이에도 너는 아마 딴생각을 하고 있을테지. 하지만 그 장교 얘기는 하늘이 두쪽이 나더라도 내 앞에서 꺼내지마. 아아! 내가 네 앞에서 무릎이라고 꿇을께. 그게 싫다면 흙바닥에 입을 맞추고 어린애처럼 흐느껴 울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내 염통과 창자를 모두 뽑아내도 좋아. 하지만 그렇게 해도 아무 소용 없겠지? 무슨 짓을 해도! 그러나 네 영혼은 다정함과 너그러움이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어. 너는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상냥함으로 반짝이고 아리따움과 다정함과 자비로움과 매력이 가득하지. 그런 네가 왜, 왜 나한테만 심술궂고 냉정한가! 아아. 이게 무슨 운명이란 말인가!>
'Book'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백년의 고독 (0) | 2023.09.08 |
---|---|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 (1) | 2023.09.08 |
단테, 신곡 (0) | 2023.09.08 |
윌리엄 쉐익스피어, 햄릿 (0) | 2023.09.07 |
로렌스, 채털리부인의 연인 (0) | 2023.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