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침부터 마음이 설렌다. 어제 밤 아내와의 통화에서 오늘은 아내가 보낸 김장 속과 갓김치가 도착하리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잠 못 들고 선물을 기대하며 설레이던 마음 같다고 하면 과장이려나? 어쩼든 오늘 아내가 보내 준 김장속을 흰 밥에 넣고 참기름을 둘러 비벼 먹으련다.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침이 가득 고일 정도로 나는 김장속을 무척 좋아한다.
매년 12월 김장철이 되면 기다려지는 것은 김장김치보다는 김장속이었다. 얼마나 내가 좋아했으면 나를 위한 김장속을 별도로 담글 정도다. 나는 겨우내 김장속을 흰밥에 넣고 참기름으로 비벼 먹기를 즐겼다. 물론 구수한 된장찌개 혹은 어묵탕과 함께 먹으면 황제의 밥상이 부럽지 않았다. 한가지 더 있다. 양미리 구이. 예전에는 수확량이 많아 하찮은 생선으로 여겼고, 삽으로 퍼서 가마니에 넣어 팔았다는 양미리. 나는 알이 통통하게 밴 양미리를 구워 먹는 것을 즐겼다. 내가 좋아하는 김장속과 양미리를 먹을 수 있는 겨울이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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