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밤, 호우주의보가 내렸던 통영.
오늘 아침부터 구름이 서서히 지나가고, 오후 들어 파란하늘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파트에서 보이는 구름이 너무 멋지다.
붉게 물들어 가는 노을, 구름속에서 나타나는 석양의 모습은 사진 찍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가자!!!
15분이면 갈 수 있는 가조도 '노을이 물드는 언덕'으로 달려간다.
가조도 연륙교 앞에 도착하니 구름 사이로 노을이 물들기 시작한다.
거제도에서 가조도로 들어가는 연륙교.
노을이 물드는 언덕에 도착하니 아직 해는 구름 속에서 산책하고 있다.
일몰시간이 7시 44분이니 아직 1시간 남았다.
구름 사이로 빛내림이 퍼지고, 먼 산너머는 붉게 물들어 오기 시작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노을의 색이 짙어진다.
어떤 화가라도 이런 그림을 그릴 수는 없다.
A.I를 활용한 컴퓨터 그래픽을 동원하더라도 묘사할 수 없다.
비 온 후의 맑은 대기와 적당한 구름이 석양과 만나 빚어내는 걸작이다.
짙은 구름을 뚫고 해가 내려온다.
환상적인 노을을 보는 방법은 단 한가지 방법 뿐이다.
바로 이 순간, 이 장소에 와서 내 눈으로 직접 보는 것이다.
우측의 원형 구조물이 노을이 물드는 언덕에 세워진 전망대.
가까이 있는 구름, 멀리 보이는 구름, 높이 있는 구름, 낮게 드리운 구름...
샹그릴라를 떠올리게 한다.
구름이 있어야 일몰의 역동성이 느껴진다.
이 황홀한 순간들을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노을이 물드는 언덕 건너편 어촌에도 붉은 노을이 찾아오기 시작한다.
산 아래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가 보인다.
이제 해가 서산 너머로 넘어가려 한다.
뜨겁던 붉은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면, 바다에는 평온이 드리워지기 시작한다.
사라진 해의 빈자리를 슬며시 내려온 어둠이 차지하기 시작한다.
퇴장하는 순간까지도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이며 아쉬움을 전하는 노을.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삶의 퇴장을 할까?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해도, 추했다는 말을 듣지는 않고 떠나면 좋겠다.
어느덧 7시 44분.
해는 사라지고, 달이 빛을 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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