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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2024년 5월 29일 Bauzium

    어제 오늘 하늘이 유난히 푸르다.  아무 생각 없이 드라이브하면 딱 좋을 날이다. 아침에 아내가 이런다. '우리 어디 갈까요? 날도 좋은데..." "어, 나 오늘 수업 있는데..."   "........."    " 그럽시다. 요즘 신문에 보니까 '개근거지'라는 말이 있다던데. 내가 너무 얽매여 있었던 거 같소. 갑시다."  해서  올초부터 벼르고, 아내에게 제안하며 눈치를 보았던 속초 항아리 물회를 먹으러 수업 땡땡이를 치고 출발했다. 최근에 이전한 속초 항아리 물회집. 전엔 커다란 항아리에 2~3인분 물회가 같이 나왔는데, 이제는 1인분용 항아리에 주문한 사람 수대로 물회가 나온다. 그래도 맛은 여전히 굿.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물회를 먹고 5층으로 올라가 전망대에서 동해를 바라보며 사진을 찍는다. 사람들이 없어 눈치 보지 않고 사진을 찍을 수 있어 좋다.

  전망대를 내려오며 "여보, 이제 어디 가지? 가고 싶은데 있소?"하니 "바우지움에 가요. 선생님이 지난 번에 다녀 오셨는데 속초에 가면 꼭 가 보라고 하셨어요"한다. 미시령 입구 옆 고성군에 위치한 조각박물관 바우지움을 방문했다.

  집이란 인간에게 어떤 곳인가? 건축물은 어떻게 지어야 사람에게 편안함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위한 건축물로 지을 수 있을까? 집자리가 주위 자연 환경과 융화됨은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한 물음을 제기한 곳이다. 전시물도 훌륭했지만, 전시물이 놓여진 자리를 마련한 전시장의 위치와 구조와 레이아웃이 나를 매료시켰다.

    사람은 집을 짓고, 그 집은 사람을 만든다. 좋은 집은 사람에게 안식을 주고, 평화를 가져오고, 더불어 사는 지혜와 내면으로 삼가하는 마음 敬(삼가할 경)을 생각하게 하고, 그리고 자연과 하나됨을 알려준다. 나쁜 집은 사람을 교만하게 하고, 욕심을 키우고, 괴로움의 깊이를 더하게 하고, 결국 혼자 살아가게 한다. 

  자연을 품어 안은 집. 햇살이 실내 가득히 쏟아지는 집. 울산바위가 울타리 역할을 하는 집은 자연이 내 삶 속으로 들어온 집이고, 우주의 기운을 내 삶 속으로 끌어들인 집이라는 생각을 했다. 바로 '바우지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