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회가 먹고 싶었다.
그런데 몇 주전 백반기행에 나왔던 부흥식당의 물회가 아주 맛나 보였다.
아침 7시에 출발, 약 3시간을 달려 동해시 수변공원에 도착했다.
물회가 유명하다는 바로 이 집.
그런데 인터넷에는 아침 7시부터 문을 연다고 했는데, 오늘은 10시 30분부터 오픈이니 산책이라도 하고 오란다.
수변공원과 이어진 해랑 전망대로 향한다.
'한국의 산토리니'라는 묵호등대.
"동양의 나폴리'라던 통영이 떠오른다.
도깨비 방망이길이라는 '해랑 전망대'에 도착했다.
이곳 파란색 터널을 지나면 도깨비 영역으로 들어선다고 한다.
푸른 바다와 푸른 하늘...
서울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로망과도 같은 조건인데..
해무가 짙게 끼어 전망이 좋지 않다.
Sky Valley로 오르는 길 좌측 바위에 새겨진 얼굴을 보셨나요?
도깨비 얼굴이라기 보다는 불상을 조각해 놓은 듯하다.
도깨비 언덕을 올라가기 보다는,
무릎이 좋지 않은 아내를 위해 우리는 뒷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으로 만족.
동해시 묵호항은 한때 동해안 최대의 항구였다고 한다.
10시 27분. 이제 식당 안으로 들어와 앉았다.
항구에 왔으니 생선회도 먹어야겠지요.. 모듬회 작은 것 하나 시켰다.
6가지 싱싱한 생선회가 한 접시 가득 나왔다.
올해 오징어가 풍년이라더니 산오징어를 바로 손질해 쫄깃하고 단단한 식감이 입 안에서 감칠맛을 느끼게 하니
다른 생선이야 말 할 필요도 없다.
드디어... 백반기행에 나왔던, 내 입안에 침을 분수처럼 솟구치게 했던, 바로 그 물회가 나왔다.
속초에서 먹던 물회와는 다르게 소스를 따로 내어 줘 먹는 사람의 취향에 따라 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소스를 넣으니 이제 물회처럼 보인다.
자. 한 입 먹어볼까요?
싱싱한 생선회도 일품이지만, 역시 소스가 비법이다.
고추장과 다른 여러가지 재료가 들어간 것 같은데, 재료들이 밸런스 있게 섞여 독특한 맛을 낸다.
그리고 다 먹은 후에 인공조미료가 첨가된 더부룩한 느낌이 전혀 없다.
동해에서는 물회에 국수가 아닌 밥을 말아서 먹는데 이 또한 별미다.
깔끔한 반찬도 제 몫을 한다.
물고기 모양의 묵호항 등대를 보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어쩌란 말이냐! 3시간이나 달려 와야 하는 거리지만 또 먹으러 오고픈 이 맛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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