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다며 포기하지 말자. 가만히 들여다보면 불편하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고, 귀찮다는 것이며, 하기 싫다는 것이다. 불편한 점이 무엇인지? 왜 불편하다고 여기는지? 불편함을 편함으로 바꾸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지 생각을 하고 노력하지 않고 살아왔다. 쫓기는 삶, 빨리 성과를 내야 하는 삶이, 시간을 다투는 삶이 인생을 망가뜨리고 있었다. 불편함을 편함으로 바꾸려는 노력에 투여되는 시간을 아깝다고 생각해 왔던 것이다. 허나 정작 불편함은 무엇이었을까? 이리 장황하게 늘어놓는 것은 포토샵 때문이다. 그동안 니콘의 사진편집 프로그램 picture project를 10여년 사용해 왔다. 당연히 내겐 아주 익숙한 프로그램이고 편하다고 생각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런데 퇴직하고 컴퓨터를 바꾸면서 에러가 발생하기 시작했고, 니콘 프로그램에 라이카로 찍은 사진을 편집하려니 에러가 아니라 아예 멈춰버렸다. 그래서 이번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의 picture manager 프로그램을 이용하기 시작. 어느정도 사용법을 익혔고 편하다 생각하는 순간, 이마저도 통영에 내려오며 프로그램이 사라져 버렸다. 고민끝에 라이카 편집 프로그램인 'Light Room 5'를 다시 사용해 보려 시도 했다. 매번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보려고 도전할 때마다 포토샵과 유사하면서 사용법이 익숙치 않고 어렵다는 생각에 포기하곤 했었다. 그러나 이면에는 사용법이 어려운 프로그램이 아니라, 10여년 편하게 사용해 온 니콘 프로그램이 있었기 때문에 더욱 쉽게 포기했던 것 같다. 이번엔 '라이트룸 튜토리얼 프로그램'부터 차근차근 배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기초부터 배우고 프로그램을 실행해 보니, 이런 이런... 이렇게 편하고, 효과가 탁월하고, 전문적인 터치가 가능한 프로그램을 왜 사용하지 않았을까? 불편하다는 것은 내 몸이 편해지려는 머리의 거부현상이다. 노력하지 않고, 바꾸지 않고, 편해지지 않는다. 낯설다고 멀리하기 시작하면 시야가 좁아진다. 집 밖 세상에 나갈 수 없다. 이제는 불편함을 편함으로 바꾸려는 노력을 하자. 낯선 것을 낯 익은 것으로 바꾸어 보자. 그러면 시야를 넓혀 세상 밖으로 걸어 나갈 수도 있지 않겠는가? 퇴직 후 남는 것은 시간뿐이라는 조크를 하며 살고 있는데, 남는 시간을 활용해 낯선 것, 불편한 것과 친해 보자. 동전 앞면만 보며 빠르게 살아왔던 인생에서 여유를 가지고 뒷면도 들여다 보니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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