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정약용의 사(四)의(宜)제(薺). 1801년 11월 23일 황사영 백서사건에 연루되어 전남 강진으로 유배. 18년간 유배생활을 하며 '네가지를 올바르게 하는 이가 거처하는 집'이란 뜻을 담아 사의제란 당호를 지음. 사의란 '생각을 맑게 하되 더욱 맑게, 용모를 단정히 하되 더욱 단정히, 말을 적게 하되 더욱 적게, 행동을 무겁게 하되 더욱 무겁게'하자는 자신의 격언이다.
이날 이후부터 매일 요가의 마무리는 사의제를 명상하는 것으로 끝낸다.
* 생각을 맑게 하되 더욱 맑게 - 모든 것은 내 탓이다, 남의 탓을 하지 말아라. 내가 생각하고, 내가 판단하고, 내가 내린 결정에 따라서 내가 행동한 결과이니 남의 탓을 하지 말자. '탐, 진, 치' 탐욕을 버리고, 미워하는 마음을 버리고, 어리석음을 경계하자. 남을 판단하려 하지 말자. 어찌 내가 남을 옳다 그르다 할 수 있는가? 그는 나와 다른 것 뿐이다. 그 다름을 내가 알지 못하는 것은 내 지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늘 배우기에 힘 써야 한다.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든 배워야 한다. 늘 깨어 배워야 한다.
* 용모를 단정히 하되 더욱 단정히 - 늘 주위를 깨끗하게. 몸도 마음도 정신도 깨끗하게... 깨끗하지 않은 일에는 발을 들이지도 말고, 쳐다 보지도 말아야 한다. 부지런해야 하고 게으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핑게를 대지 말아야 한다. 나 자신을 편하게 하려 말자. 죽으면 썩어질 몸이다. 아끼려 하지 말자.
* 말을 적게 하되 더욱 적게 -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상대방은 이미 알고 있다. 서푼짜리 지식을 뽐내려 하지 말라. 늘 바른 말, 고운 말을 가려 쓰라. 거친 말을 일삼는 사람은 가까이 하지 마라, 소리 지르지 마라. 화를 내지 마라. 내가 왜 화를 내는 것인지, 화를 냄으로써 무엇을 얻고자 함인지 곰곰히 들여다 보아라. 부끄러울 것이다. 그 부끄러움은 곧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번뇌로 내 머리속에 남아 두고두고 나를 괴롭게 할 것이다. 일시적 화를 냄으로 얻게 되는 부끄러운 일이 번뇌로 평생 자신을 괴롭히게 하는 어리석음을 만들지 말자.
* 행동을 무겁게 하되 더욱 무겁게 - 가벼이 움직이지 말자. 헛된 공명심을 바라지 말자. 남보다 먼저 가려 하지 말자. 남보다 먼저 가려고 서두르다가 되돌아오는 시행착오를 겪는 것 보다는, 남보다 한 발 늦게 출발하더라도 깊숙히 생각하고 방향을 결정한 다음, 뚜벅뚜벅 소걸음으로 뒤를 돌아 보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 가는 것이 옳다' '아제 아제 바라 아제'. 가는 이여, 가는 이여, 피안으로 가는 이여 / '바라승아제'. 피안으로 건너 간 이여 / '보리 스바하' 축복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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