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의 연륙교는 모두 4개다. 서부권의 북쪽에 가조도, 남쪽에 산달도, 북부권 서쪽에 칠천도, 동쪽에 저도. 못 가본 산달도에 다녀왔다. 멀리서 보기에는 산달도 들어가는 연륙교가 멋있었다. 막상 산달도에 들어가 보니 매우 낙후된 섬이었다. 펜션과 카페가 없다. 물회를 판다는 식당 1군데. 대부분은 굴양식장에 매달리는 것 같은데, 일하는 섬주민들 대부분이 70-80대의 노인들이라는 점이 가슴 아팠다. 산달도에서 나와 귀가하는 길에 둔덕기성 이정표가 보인다. 저녁에 해안가를 걸으면서 보았던 둔덕기성은 어디이고, 어떤 모습일까?하는 궁금증이 차를 둔덕기성으로 가게 했다. 도로에서 좁은 길로 들어서더니 본격적인 산길로 접어든다. 비포장도로에 차가 교차하기 어려울 좁은 도로를 3Km정도 올라가야 둔덕기성 입구에 닿는다. 7세기 신라시대때 처음 축조를 했는데, 고려 무신정변 정중부의 난 당시, 의종이 이곳 거제도에서 3년간 유배 생활을 했고, 조선 초 고려시대의 왕족들을 이곳에 보내 귀양살게 했던 곳이라고 한다. 와서 보니 어떻게 이곳에 성을 쌓고 지낼 생각을 했을까? 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거제도에, 그것도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을 외진 둔덕면에 7세기에 이런 장소를 어떻게 찾았을까? 거의 산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는데, 제법 넓은 평지가 있고, 가장 중요한 식수를 해결할 수 있는 집수지가 있다는 것이다. 빗물을 모으는 곳이라는데, 장마철에 가서인지는 모르나 물이 제법 담겨 있었다. 공주산성에 있던 집수지보다 컸다고 생각한다. 깊은 산속에 있는 이런 장소를 옛 사람들은 어떻게 찾았을까? 깊은 산속에 자리한 절이나 산성을 볼 때마다 감탄을 한다. 산세를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지만 불가사의 한 일이다. 서문지에서 내려다 보면 바다 건너 통영시가 한 눈에 보인다. 좌측으로는 미륵산과 통영 음악당, 통영항, 남망산, 이순신공원이 눈 아래로 보인다. 우측으로는 거제대교와 가조도가 눈에 들어온다. 군사적 목적의 성으로는 최적의 장소에 자리 잡았다. 동문지에서는 코 앞에 우두봉이 있고, 그 너머로 거제도의 연봉들이 이어져 마치 강원도의 산세를 보는 듯하다. 전망은 좋으나, 3년간 이곳에서 유배생활을 한 고려 의종과 신하들은 외딴 이곳에서 무슨 생각을 하며 보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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