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영이야길 1코스 걷기 - 덕진왈츠 출발 ; 11시 10분 / 세자트라숲 ; 11시 30분(자동차) / 현충탑 ; 11시 55분(걷기) / 청마기념관입구 ; 12시 13분 / 전수관옆 정자 ; 12시 30분 / 총 6.65Km, 9065걸음, 85분
바다의 기상 변화는 인자한 할머니와 같다.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유난히 낮게 깔린 구름이 빠르게 지나가고, 배의 항적이 오래도록 길게 남아서 흰물보라를 유지하고 있으면 하늘이 파랗고 흰구름이 떠 있어도 조만간 기상 상태가 바뀔거라는 전조현상이다. 맑은 하늘일지라도 바람이 불기 시작해 나뭇가지가 흔들리기 시작하고 서늘한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하면 1시간 이내에 비가 올거라는 징조다. 토영(통영 토박이들은 토영이라고 말한다)에서는 서남방향의 구름을 잘 살펴야 하는데, 동쪽은 파란하늘로 맑아보여도 서서남 방향에서 회색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면 1시간 이내에 거센 소나기가 온다는 뜻이다. 미륵산이 회색구름에 덮여 있으면 곧 비가 온다는 말이다. 이처럼 바다는 기상 상황이 서서히 변화하면서 대비할 시간을 충분히 준다. 그래서 인자한 할머니 같다. 산의 기강상태는 매우 변화 무쌍하고 그 변화 또한 빠르다. 산을 타고 오르는 구름의 속도가 바람의 영향을 받기에 그렇다. 산이 가로 막은 바람이 지나는 길은 산을 비켜가거나 넘어 가면서 그 속도가 더해지고 변화 또한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래서 산의 기상은 변덕스러운 처녀와 같다. 산이 높을 수록 이런 변화는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바다는 넓을수록 그 변화가 천천히 나타나고 전조현상을 살핌으로서 예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가올 변화를 미리 알려준다고 해서 그 크기나 영향력을 인간이 줄일 수 있거나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가올 기상의 에너지와 파워만을 예측할 수 있을 뿐이다. 바꿀 수 없고, 소멸시킬 수 없다. 단지 알려주는 것 뿐이다. 그래도 분단위로 바뀌는 산에서의 기상변화보다 변덕스럽지는 않다. 나는 바다의 이런 대인배같은 모습이 좋다. 바다는 큰 그림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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