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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닥터 지바고

*보리스 파스테르나크 - 1890년 출생.  /  1902년 - 12세때 다리 부상, 치료를 잘 못하여 불구가  됨. /                                1909년 - 19세 모스크바대학에서 철학 공부.  / 1945년 - 55세 - 닥터 지바고 집필 시작.  / 1957년 - 67세 - 닥터 지바고 출간 생애 마지막 작품 / 1960년 - 70세 - 사망       

* 첫머리 - " 영원히 평안함에 쉬소서'의 음울한 노랫소리에 맞춰 장례행렬은 느리게 움직이고 있었다. 노래 한 음절이 끝날때마다 사람들의 발소리와 말발굽소리, 휘몰아치는 바람소리가 잇따라 그 곡조를 되풀이해 부르는 것 같았다."

* 마무리 - " 어느 날 라라는 집을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았다. 그날 거리에서 체포 된 것 같았다. 그녀의 생사는 알길이 없었으나, 아마 북부에 있는 많은 남녀 혼합 수용소나 여자 수용소에서 성명도 없이 번호로만 불려질 것이다. 그리고 후일에는 번호를 기재한 명부조차 사라져 버릴 것이다."

* 제16장 에필로그 ; "전쟁이 끝난 후에도 기다리던 희망과 해방의 빛은 승리와 함께 찾아 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자유의 전조는 전후기를 통하여 넘치고 자유만이 유일한 역사적 의의를 갖게 되었다.   창문가에 앉아 있던 그들 옛 친구에게는 이 영혼의 자유가 이미 찾아와 그날 저녁, 미래가 눈 아래에 있는 거리에 튼튼히 뿌리를 박고 그들 자신이 이 미래로 걸어들어가 그 한 부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소설에 등장하고 있는 인물이나 그의 자손들은 이날 저녁까지 살아 남아서 이 거룩한 도시와 지상의 모든 것을 생각하면서 행복하고 평화스러운 고요속에 잠겨 멀리 주위에 소리 없이 흐르는 행복한 음악에 젖어 있었다. 그들이 손에 들고 있는 책은 이것을 알고, 그들의 감정을 굳게 뒷받침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유라의 기도  "주님의 천사여, 나의 거룩한 수호천사여. 제가 진리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붙들어 주시고, 어머니가 걱정하지 않도록 나는 잘 지내고 있다고 전해 주십시요. 만일 죽음 후에도 삶이 있다면, 주여, 성인들과 의인들의 얼굴이 별처럼 빛나는 주님의 나라로 내 어머니를 데려가 주십시요. 어머니는 좋은 사람이었으니 죄인일 리는 없습니다. 주여, 어머니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어머니가 괴로움을 받지 않게 해 주십시요. 어머니!"  그는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슬픔속에서 마치 어머니가 새로운 성인의 한 사람이라도 된 듯이 불렀다."

* "마지막 성찬을 받도록…신부님을 모셔 오려고까지 했다… 죽음이 한걸음 한걸음…다가오고 있어…. 이를 뽑아야 할 땐 겁이 나지…아프니까…단단히 각오를 해….그렇지만 이건 이가 아니야…. 내 목숨이 송두리째 빠져 나가는 거야… 그게 어떤 것인지는 아무도 몰라… 불안해… 무서워…"

* 이제 그는 예술엔 언제나 두가지의 끊임 없는 관심사가 있음을 분명히 깨달았다. 예술은 항상 죽음을 명상한다. 따라서 항상 삶을 창조한다. 위대하고 참된 모든 예술은 요한 계시록과 같은 것이며, 그것을 이어받은 데 지나지 않는다.

*  민중은 어린애입니다. 여러분은 민중을 알고 민중의 심리를 연구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민중을 가장 잘 이용하려면 올바른 태도를 가지고 민중의 민감한 심금을 잡아 흔들어야 합니다.

* 러시아 문학 - "내가 러시아 문학 전반에 걸쳐 가장 좋아하는 것은 푸슈킨과 체호프의 러시아적 소박성이다. 그들은 인류의 궁극의 목적이라든가 그들 자신의 구원 따위는 생각지 않았었다.   고골리,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등은 끊임없이 삶의 뜻을 찾으며, 죽음을 준비하여 결론으로 이끌었던 사람들이다.  그러나 푸슈킨과 체호프는 생애의 마지막 순간까지 문학자로서의 천직이 그들에게 부과한 그때 그때의 특정한 임무에 몰두했을 따름이다. 그들은 이런 일을 해 가고 있는 과정에서 조용히 살고 있었다."

* 혁명 - "혁명은 싫든 좋든 일어나고 말았어요. 너무나도 오랫동안 한숨을 눌러 삼키며 살아 왔으니까요. 지금 모든 사람이 소생하고 재생하고 변화했습니다. 우리는 모두 두 가지 혁명을 경험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자기 자신의 개인적 혁명과 사회의 전반적인 혁명입니다. 내가 보기엔 사회주의는 바다와 같고, 개개의 흐름, 개인적인 개개의 혁명이 그 바다로 흘러든다고 생각합니다. 그 바다란 인생의 바다, 자발성의 바다인 것입니다. 내가 말하는 인생이란 당신이 위대한 그림에서 보는 그런 인생입니다. 천재에 의하여 변형되고  창조적으로 충실화 된 인생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 사람들은 책이나 그림 속에서 인생을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내부에서 경험하려 하고 있습니다. 추상적인 인생이 아니라 실천을 통한 인생을 경험하려는 것입니다."

* 부활과 죽음 - "나는 부활이라는 관념을 약자에게 위안을 주기 위해 설교되는 조잡한 형태로는 받아들이기 싫습니다. 산 자와 죽은 자에 관한 그리스도의 말씀을 나는 언제나 다른 의미로 해석합니다. 수 천년에 걸쳐 살아 온 그처럼 많은 사람의 무리를 과연 한 장소에 모두 모이게 할 수가 있을까요? 우주는 그렇게까지 넓지는 못합니다. 하느님도 선도 의의도 밀려 날 수 밖엔 없을 겁니다. 그 탐욕스러운 동물적인 혼잡에 밟혀죽고 말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하나이며 무한한 불변의 생명이 우주를 가득 채우고 무수한 결합과 변형 속에서 끊임없이 부활하고 있는 겁니다. 죽은 후에 과연 부활 할 수 있을까 그것을 염려하시는가 본데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날때 이미 죽음에서 부활 한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을 미처 몰랐던 것 뿐이죠.   우리는 죽을 때 고통을 느낄까? 육체의 조직의 붕괴를 느낄까?  다시 말해서 우리의 의식은 어떻게 될까 하는게 문제인데, 도대체 의식이란 뭘까요?  이 문제부터 생각 해 봅시다.  

  의식적으로 잠을 자려 하면 반드시 불면증에 걸립니다. 의식적으로 음식물을 소화 시키려고 하면 반드시 위장에 탈이 생깁니다. 의식을 우리 자신에게 작용시키면 그것은 독이 됩니다.  의식은 우리의 외부로 향하는 한 줄기 빛입니다. 발을 헛딛지 않도록 우리의 앞 길을 비추어 주는 빛이란 말입니다. 이를테면 의식은 기관차의 헤드라이트 같은 거죠. 그러니까 그 빛을 우리 내부로 향하게 하면 사고가 일어 납니다.   그러면 우리의 의식은 어떻게 되는가?  우리의 의식은 우리 자신의 것이지 다른 누구의 것도 아닙니다. 그럼 나 자신은 대체 무엇인가?  이것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내가 언제나 나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건 대체 무엇인가? 나 자신속에서 스스로 의식 하는 건 무엇인가? 신장인가, 간장인가, 아니면 혈관인가?  아닙니다. 아무리 기억을 되살려 생각 해 봐도 나 자신의 존재로서 파악되는 것은 오직 나 자신의 외적인, 활동적인 현상 뿐입니다. 예컨대 나 자신의 손으로 만든 것, 나의 가족이나 타인들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타인들 속에서 나 자신이, 나의 영혼이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의 의식이 한 평생 호흡하며 살아온 것, 그것은 타인들 속에 있는 우리의 영혼, 우리의 불멸, 우리의 생명입니다. 우리는 영원히 타인들 속에 있을 것이며 타인들 속에 살아 남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후에 그것을 우리의 추억이라고 해도 그건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영원한 '나'입니다. 미래의 일부가 되는 '나' 자신인 것입니다.

    성 요한은 죽음은 없어 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 말의 뜻은 간단합니다. 죽음이 없어지는 것은 과거라는 것이 끝났기 때문입니다. 죽음은 이미 우리가 경험 한 것이고 낡은 것이고, 싫증이 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론 없어 질 것이라는 뜻입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언가 새로운 것입니다. 새로운 것이란 다름아닌 영원한 생명입니다."

* 라라 - "명랑해 지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 우울해 지기만 했다. 도대체 무엇을 바라는 것인지 자기 자신도 알수가 없었다."   

   "파샤, 리파, 콜로그리보프 사람들, 그리고 돈. 이렇게 여러가지 고민거리가 라라의 머릿속을 쉴 새 없이 맴돌고 있었다. 인생 자체가 싫어졌다. 미칠 것만 같았다. 자기가 이미 알고 있는 것. 이미 경험 한 것을 모조리 내동댕이 치고 무언가 새로운 것을 시작해 보고 싶었다. 이러한 심적상태로 하나의 숙명적인 결단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지금 당장 콜로그리보프 댁을 나가서 어떻게 해서든 자립된 생활을 개척하자. 그러기 위해 필요한 돈은 코마로프스키한테 달라고 하자고 결심한 것이다."

  "당신과 나의 입장은 서로 달라요. 당신에겐 하늘 높이 날 수 있는 날개가 부여되었지만, 여자인 나에겐 땅에 웅크리고 병아리를 감싸주어야 할 날개가 부여되었을 뿐이니까요."

  "잘 가세요, 나의 위대하고 그리운 사람! 잘 가세요, 나의 자랑, 나의 깊고 빠른 시냇물의 흐름이여. 나는 당신의 끊임없이 흐르는 물결치는 소리와 그대의 차디찬 물결로 뛰어드는 일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몰라요."

* 러시아의 노래 - "러시아의 노래는 괴어 있는 물과 같았다. 얼른 보기에는 움직이지 않고 고요히 있는 것 같지만 그 밑에서는 끊임없이 수문으로 흘러 나가고 있어서 표면의 고요는 거짓에 불과했다.  러시아의 노래는 반복과 비유로 은근히 전개되는 주제를 끌고 가다가는 어느 한계에 이르러 그것을 갑자기 드러내어 듣는 사람의 마음을 흔들었다. 노래의 애절한 정신은 이렇게 해서 표현된다. 노래란 말로써 시간을 멈춰보려는 미치광이 노릇인 것이다."

* 체제의 변화 - "체제가 바뀌고 새 권력이 뿌리를 박기까지는 몇 개의 단계를 거치는 법이거든요. 처음엔 이성의 승리, 비판 정신, 편견과의 투쟁. 다음에 제2단계가 오죠. 새 체제에 진심으로 공명하는 것 같이 가장하는 부화뇌동배들이 판을 치는 단계에요. 중상 모략, 밀고, 음모, 증오등이 횡행하죠."

   "어느 때 어떤 경우라도 절망해서는 안됩니다. 희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만이 불행한 경우를 당했을 때 우리가 지켜야 할 의무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실망만 하는 것은  의무를 저버리고, 의무에 역행하는 것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