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의 성지라는 화담숲에 다녀왔다.
양평 세월리에서 화담숲까지는 50분 거리.
사람들 붐비는 것이 싫어 9시 입장으로 예약하고 8시 20분에 주차장에 도착했는데 벌써 사람들로 북적거리기 시작한다.
주차장에서 입구로 올라가는 길목엔 어서 오라고 반기듯 단풍색이 고운 빛을 뽐낸다.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숲길을 걷다 보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장소가 바로 여기가 아닐까?
아침 햇살을 받은 단풍은 조명을 받고 선 모델처럼 화려함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저 아름답고, 황홀하다는 표현 이외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녹색이 적절히 받쳐 준 붉은 색 단풍은 뽐내듯 서 있다.
누군가 이렇게 말했다.
"파란 하늘을 향해 손가락을 활짝 펼친 어린아이의 손 같은 단풍잎'은
언제 보아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녹색 이끼 위에 살포시 떨어진 단풍잎 또한 아름답다.
녹색과 붉은 색의 조화. 자연의 아름다움이다.
성급하게 서둘러 단풍옷으로 갈아입은 잎과
아직은 아니라며 푸르름을 유지하고 있는 잎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다.
'나는 아직 나의 푸르름을, 나의 젊음을 더 즐길래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서서히 물들어감을 어쩌지 못한다.
젊음을 유지함은 자랑이 아니지만, 곱게 나이가 들어감을 부끄러워 할 일도 아니다.
푸른 소나무 숲 가운데 단풍나무 한그루가 햇살을 듬뿍 받고 화려함을 뽐내고 있다.
치마를 쓸어내리며 미모를 뽐내는 마릴린 먼로 같다면 착각일까.
붉은 단풍잎 너머 산능선에도 갈색 옷을 입기 시작한다.
붉은 단풍나무만 보다 바위 틈새에 피어 있는 보랏빛 꽃을 보니 신선하다.
서서히 변해가는 단풍잎의 변화를 보니,
청년, 장년, 노년의 모습 또한 그 자리에서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있었음을 깨닫는다.
붉은 단풍도 아름답고...
노란 단풍 또한 아름답다.
자연은 아름답지 아니한 것이 없다.
단풍 숲 사이를 지나는 모노레일 역시 아름답다.
온실에서 자라는 국화도 색이 곱다.
고운 단풍 나무 아래에서 나누는 이야기.
국어사전을 보면 '정답게 주고 받는 말'이 화담이라고 한다.
화담숲에 오면, 누구나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어떤 화가가 이처럼 화려하고 고운 색을 표현할 수 있을까?
무릎이 안좋은 아내는 모노레일을 타고 한바퀴 돌아 여기서 해바라기를 하고 있다.
화담숲에서는 삼각대를 지참하지 못하게 해서 카메라를 바위 위에 올려 간신히 찍었다.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마지막 주가 되면, 화담숲엘 꼭 가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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