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 정각. 만년설을 만났다. 다시 쉬었다 간다. 이제는 많이 힘들다.
저 아래 마을이 더 작게 보인다. 200밀리 망원으로 당겼는데도 작다.
또 쉬고, 물도 마시고...
최대의 난코스다.
눈이 어떤 곳은 허벅지까지 빠진다. 위에는 눈이 쌓여 있고, 지면과 맞닿은 눈은 녹아서 물로 흐르고, 설면과 지면 사이의 공간은 어느 정도 깊이인지 알수가 없다.
먼저 가면서 Step을 만든다. 설면도 녹으면서 많이 미끄럽다.
다니엘산 정상은 12시 정면 봉우리를 지나 오른쪽으로 건너서 1시방향 우측상부에 있다. 12시 방향 봉우리까지 가는 것도 문제인데 오른쪽으로 가로 질러 가는 일은 목숨을 걸만한 일이다. 알프스를 50이 넘어 정복하겠다는 의지는 좋으나 배우자를 데리고 목숨을 걸 필요까지야 있겠는가?
누군가는 에베레스트 정상을 불과 몇십미터 남겨놓고도 돌아섰다고 하던데...
그래 산은 정복하는 것이 아니다. 산은 허락 할때 감히 오를 수 있는 것이다.
여기가 우리의 정상이다. 2008년 6월 3일 13시 23분 32초.
우리는 마음속에 꿈꾸던 알프스의 정상에 섰다고 자부한다.
물리적인 좌표위에 서는 것만이 정상에 서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마음속에 남겨진 좌표, 알프스를 가자는 마음의 준비와 알프스에 직접 오르는 의지를 가지면 된다고 본다. 내 생애에,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다음번에는 정상에 꼭 설 수 있겠지!
여기가 내 마음의 정상이다.
이제 하산 길이다.
멋진 숲을 배경으로 여유로운 마음으로 찍는다.
지금 봐도 참 '예쁜 길'이다.
이런 노란꽃들이 군락을 이루고..
연한 보랏빛의 꽃들도 이슬비를 머금고 은은한 자태를 뽐낸다.
어떻게 말로 표현 할 재주가 없다. 그냥 보고 즐기자.
산장에 내려와 맥주를 주문하자, 산장지기가 함박 웃음으로 맞이한다.
장하다, 친구들이여.
그래 이 맛이야!
맥주의 깊은 맛. + 땀 흘린 뒤에 마시는 맥주의 맛 '바이쓰 비어'
혼자 맥주잔을 들고 폼내 봐야, 그렇지 뭐.
알프스 만년설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느끼며 마시는 맥주맛이 어떤지 아시유?
오늘의 산행에 대해 중간평가를 내리고 있는 앞줄 왼쪽의 유박사님.
이렇게 멋진 산을 데리고 와 주셔서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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