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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2020년 9월 20일 통영대교 야경

  눈이 부시게 푸르른 가을 아침. 구름 한점 없다. 일기예보를 검색하니 밤까지 맑은 하늘, 미세먼지 청정도 또한 아주 좋음이다. 그러면…. 통영대교에 가야겠다. 통영8경을 모두 가 보았고, 사진을 찍었지만 통영대교 야경은 찍지 못했다. 맑은 하늘과 청정한 공기가 보장되어야 야경사진을 찍을 수 있는데 이런 조건을 충족시킬 날이 거의 없었다. 3번의 태풍과 짙은 구름 아니면 창 밖으로 보이는 고성지역 산이 흐리게 보이는 날씨 뿐이었다. 일몰시간을 검색하니 통영은 6시 38분. 오늘은 이른 저녁을 먹고, 버스를 타고 가자. 인터넷으로 충무교와 가장 가까운 버스정류장을 검색한다. 그리고 야경사진을 찍기로 했으니 서피랑에 올라 통영시 야경도 찍어 보고 싶었다. 그러자니 준비물이 많아진다. 밤에 기온이 내려가니 긴팔 후드티, 어두운 서피랑에서 필요할 후레쉬, 그리고 뜨거운 허브티를 보온병에 담는다. 이러고 보니 카메라를 2대 가져가려 했는데 짐이 많아져 라이카 큐는 포기. 렌즈가 1.8로 밝아 흔들림이 적어 야경사진 찍기엔 안성마춤이지만 카메라 2대는 욕심이다.                                                                                                                                                                                            거제대교 앞에서 100번 버스를 타고 충무교에 도착한 시간이 5시 35분. 아직 해는 3시 방향에 머물러 매직아워까지도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 통영대교를 찍을 포인트를 살핀다. 다리 위가 좋긴한데 버스 같은 대형차가 지나갈 때 다리가 출렁거린다. 지난번 충무교를 건널때 보아 두었던 장소가 딱이다. 그런데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지? 하다 충무교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을 발견한다. 내려간다. 가면서 보니 이곳이 '판데 3길'이다. 박경리선생의 김약국의 딸들에 '판데'를 지나 미륵섬으로 건너가 치성을 드리고 온다는 구절이 나오는데, 바로 이곳, 충무교 아래 동네, 해저터널이 있는 동네가 '판데 길'이었다. 판데를 지나 '착량묘'로 간다. 해저터널과 가까운 언덕위에 높다란 계단을 올라야 하는 범상치 않아 보이는 집을 보았지만, 나는 여기가 이순신장군을 기리기 위한 사당이 아니라, 일본인들의 신사로 생각했었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지나쳤었는데,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시고 난 다음해에 장군 휘하의 병사들과 주민들이 이순신장군의 혼을 기리기 위한 가묘로서의 사당을 처음으로 지은 곳이 여기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해서 일몰전 시간이 날때 다녀오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