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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2020년 10월 1일 중추절

  오늘은 추석. 아내가 어머니와 딸을 집으로 모시고 와 아침식사를 했다고 한다. 어머니와 처음으로 영상통화를 했다. 아들 얼굴을 보시고는 '잘 먹고 지내느냐?'며 울컥하신다. 그래도 얼굴을 봤으니 안심이 되신단다. 오늘은 아침식사를 일찍 하자 생각하고 준비하다 아버님 차례인사가 갑자기 떠오른다. 현재 상황에서 정성껏 차례상을 준비해 인사하면 되지 않겠는가? 내가 식사하는 메뉴로 상을 차린다. 베이글, 치즈, 달걀 후라이, 사과, 오렌지, 강정 그리고 커피. 상에 올리고 그앞에 무릎을 꿇고 잠시 아버님 생각을 하다 일어나 삼배를 드리는데, 갑자기 울컥하고 눈물이 쏟아진다. 내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상차림이지만 초라하다는 생각이 나를 울린다. 내가 원했고, 내가 좋아해 주장하고 추진했건만 홀로 차례상을 차려 삼배를 올리는 의식은 나를 외롭게 하고 슬프게 한다.... 

  그동안 나는 복이 넘침을 모르고 살아왔던 것 같다. 내게 주어진 많은 일들이, 내 분수에 넘치는 행복속에 있었고, 신의 은총 가운데 비롯된 것이었음을 깨닫는다. 혼자 살아보니 알게 된다. 나는 참으로 복 받은 사람이었음을... 그리고 소중한 가족과 사랑하는 아내가 옆에 있었기에 행복을 찾지 않아도 될만큼 과분한 행복을 누리고 살아왔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