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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Thomas Hardy, Tess of the D'Urbervilles / A Pure Woman

* 토마스 하디 - 1840년 영국 도싯에서 소규모로 건축업을 하는 집안의 장남으로 출생. 도체스터시에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치고 건축사로 일했다. 1874년 '미친 군중으로부터 멀리'가 문학적 상업적 성공을 거두자 건축사 일을 그만두고 문인의 길을 걷기 시작. 테스는 하디 특유의 사회적 주제가 빅토리아 시대의 가치관과 충돌했고, 보수 진영으로부터 심한 비난을 받았다.                                                                                                                                                                           특히 테스에는 여주인공의 처절한 비극을 만들어 내는 당시의 불합리한 종교적, 사회적 관행에 대한 고발이 들어 있었고, 그것이 독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불러일으킨 반면 교회와 보수비평가들에게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결국 '이름 없는 주드'를 둘러싼 심각한 소요로 하디는 소설가로서 절필을 선언. 1928년 사망하여 웨스트민스터 사원 시인의 코너에 묻혔다.

* 도입부 - "5월 하순 어느날 저녁 한 중년 남자가 샤스턴에서 인근 블레이크모어 계곡에 있는 말로트 마을의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두 다리는 비틀거렸으며 걸음걸이는 직선에서 왼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편이었다. 그는 무슨 의견에 동의라도 하듯 가끔식 고개를 힘있게 흔들었다. 그러나 어떤 특별한 생각을 마음에 두고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팔에는 빈 달걀 광주리가 걸려 있었다. 모자의 버플은 헝클어졌고, 벗을 때 엄지 손가락이 닿는 모자 테의 천은 많이 닳아 있었다. 그는 얼마 가지 않아 회색 말위에 비스듬히 앉아 알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는 연로한 신부를 만났다.                                                               

   "안녕히 가십시오." 광주리를 든 사내가 인사를 했다. "안녕히 가세요 존 경." 신부가 대답했다. 행인은 한 두발짝 걸어가다가 발걸음을 멈추고 돌아섰다. "죄송한데요, 지난 장날에도 이 시간쯤 이 길에서 우리가 만났지요. 내가 '안녕히 가십시오'라고 인사를 했더니, 지금처럼 '안녕히 가세요, 존 경'이라고 대답을 했어요." "그랬지요." "그 전에도 또 한번 그런적이 있어요. 거의 한달쯤 전에요." "그랬을겁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여러 차례 저를 '존 경'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뭡니까? 저야 뻔한 행상인 잭 더비필드인데 말입니다."

* "저 꼴 좀 봐! 테스 더비필드. 저기 마차 탄 사람, 네 아버지야, 얘!" 행렬속의 젊은 처녀 하나가 고개를 돌려 놀라 외치는 곳을 바라보았다. 품위 있고 잘 생긴 처녀였다. 얼굴이 다른 사람들보다 더 잘 생겼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움직이는 작약빛 입술과 크고 순결한 눈은 그녀의 피부색과 전체 모습을 더욱 두드러지게 하였다. 그녀는 머리에 빨간 리본을 달고 있었다. 흰옷을 입은 일행중에서 그녀만 눈에 띄게 그런 장식을 달고 있었다."

* "이 무렵 테스 더비필드는 세파에 물들지 않은 오직 감성만이 넘치는 그릇과 같았다. 마을학교를 다녔지만 말씨에는 지방 사투리가 어느정도 남아 있었다. 이 지방 사투리는 어떤 발음보다 '어르'의 억양을 더 강하게 구사하는게 특색이었다. 이러한 억양이 자연스레 배어 있는 그녀의 진한 붉은 색 입은 위로 살짝 올라와 있었으나  아직 입모양이 확실한 모습으로 자리잡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가 말을 끝내고 입을 다물때면 아랫입술이 윗입술의 가운데를 밀어올리는 습관이 있었다."

* "그녀 모습에는 아직도 어린시절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오늘처럼 그녀가 행진할 때는 활달한 걸음걸이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드러냈으나 이따금 그녀의 뺨에는 열 두 살짜리 소녀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녀의 눈에는 아홉 살짜리 소녀의 눈빛이 반짝거렸으며, 그녀 입 언저리의 곡선에는 이따금 다섯 살짜리 아이의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녀는 멋있고 그림처럼 예쁜 시골처녀였을 뿐 그 이상은 아니었다."

* "청혼을 받고 마음을 허락한 처녀들이 경험하는 '부드러운 고통, 쓰라린 달콤함, 기분 좋은 고통, 참을 만한 슬픔'을 보고도 그녀는 그런 입장을 잘 알 수 없었다."

* "내가 어떻게 알았겠어요? 넉 달 전 내가 이집을 나섰을 때 난 어린아이였어요. 남자들이 위험하다고 왜 말해 주지 않았어요? 지체 높은 집 숙녀들은 이런 속임수를 알려주는 소설을 읽기 때문에 자신들을 어떻게 지킬지 알아요. 그러나 나는 그런 식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어요. 엄마가 날 도와주지도 않았고요."

* "지능이 높을수록 다른사람에게서 각자의 다른점을 이해하게 된다. 평범한 사람은 사람사이의 차이점을 보지 못한다." <파스칼>

* "이 전형적인 촌뜨기들은 여러형태의 서로 다른 동료, 즉 다양한 생각을 지닌 인간, 다른 점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인간으로 변형되었다. 더러는 행복하고, 더러는 침착하고, 더러는 울적하고, 가끔씩은 천재라고 부를 만큼 영리하고, 어떤 사람은 어리석고, 어떤 사람은 방종하고, 어떤 사람은 근엄하고, 어떤 사람은 말없이 밀턴적이고 또 어떤 사람은 잠재적으로 크롬웰적으로 보였다. 그 촌뜨기는 또 친구에 관해서도 서로 서로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지니고 있었으며, 서로 서로의 약점과 단점을 생각하고는 칭찬하거나 비판하고 즐거워하고 슬퍼했다. 그러나 한 사람도 예외없이 모두 티끌 같은 죽음의 길로 가고 있는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 "그랬다. 고통은 바로 거기 있었다. 한 여성이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 하는 문제. '--자기 자신에게는 가장 무거운 십자가---' 가 다른 사람들에게는 재미있는 여흥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순교하는 사람을 두고 비웃는거나 다름 없었다.

* "사랑하는 테스, 네가 편안히 지내기를 바라며 몇자 쓴다. 나는 지금 하느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다. 사랑하는 테스, 네가 진정으로 곧 결혼하리라는 소식에 우리 모두 기뻐하고 있다. 그러나 테스, 네가 묻는 질문에 관해서는 우리 끼리니까 하는 이야기인데 신신당부하니 무슨 일이 있어도 지난날의 불상사를 그 사람에게 한마디라도 해서는 안 된다. 나도 네 아버지에게 내 이야기를 다 하지는 않았다. 네 아버지는 유명한 가문의 명망을 아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는데 네 남편될 사람도 그렇겠지.

  수많은 여자들이, 그중에는 나라 안에서 가장 명망 높은 가문의 여자도 있다만, 옛날에는 모두 문제를 안고 있었단다.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과거를 나팔 불지 않는데 왜 너만 네 문제를 들고 나서서 나팔을 불어야 하니? 그런 바보 같은 여자는 세상에 없단다. 아주 오래 전에 일어 난 일이고 네 잘못도 아닌데 말이다. 너와 같은 것을 쉰번을 물어도 나는 같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다. 너같이 단순한 사람은 가슴속에 있는 말을 전부 해 버리는 어린아이 같은 성격을 지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네 행복을 생각해서 절대 그런 말을 입밖에 한마디도 내뱉지 말고 행동으로도 드러내지 않도록 약속받았고, 이 집 문 밖을 나가면서 엄숙하게 그러겠다고 약속했던 일을 너도 기억할 거다. 닥쳐오는 너의 결혼 문제를 아직 네 아버지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그 단순한 양반은 그 이야기를 사방에 불고 다닐꺼니까 말이다.                                                                                                                       

  사랑하는 테스, 기운을 내거라. 너의 결혼 선물로 사과주를 한 통 보낼까 한다. 네가 사는 그쪽에는 그런 술이 없고, 있어봐야 묽고 시큼한 것뿐일테니. 오늘은 여기서 그친다. 너의 애인에게 안부 전해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