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간다고 한다. 내가 잘 해줄테니 가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간단다. 여왕처럼 모실테니 가지 말고 나와 통영에서 함께 지내자고 했건만, 서실에도 가야 하고 이것 저것 할 일을 미룰 수 없어 가야한다며 기어이 고속버스 예매를 했다. 서운하다.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옆에 있기만 해도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아내의 존재감은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오늘은 내가 먼저 일어나 자고 있는 아내의 옆 얼굴을 한참 보았다. 내일이면 떠나가는 아내의 얼굴을 각인시키려, 지워지거나 희미해지지 않게 하려고 잠든 아내의 얼굴을 숨소리조차 들릴 까 조심하며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제 50 중반의 나이지만 나에게는 소녀 같은 아내. 아내가 옆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그런데 그 행복이 내일은 떠나간다. 내가 선택한 통영살이지만, 내가 서울에 다녀올 때마다, 아내가 통영에 다녀갈 때마다 나는 가슴앓이를 한다. 아내의 빈자리를 메울 수 있을까? 아내가 떠나고 나면 일주일 가량 홀로 가슴앓이를 해야 한다. 이제 고독과 친해져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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