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부부가 통영에 내려와 3박 4일간 함께 여행을 했다. 거제도와 통영 일대를 돌았다. 선배님 부부와 우리 부부 사이에는 우연하게도 공통점이 많다. 부부 사이 나이차가 8년. 선배님과 나는 띠동갑. 미국 이중국적자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신다. 대화 주제는 주로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 정치적 이해관계에 있어선 보수진영의 극단에 서 계신 분이다. 이북에서 월남하신 분으로, 6.25때 인민군의 횡포를 몸으로 체험하신 75세의 나이를 고려하면 보수의 시각을 갖는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극단의 대척점에 선 보수의 견해는 biased thingking이라 생각 될 정도.
나이를 먹을 수록 여유를 갖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텐데, 자신만의 생각과 견해만을 주장하고 반대되는 말은 날카롭게 지적하며 반박하는 모습에서, 소위 '문빠'라는 운동권 세력들과 다를 것이 없음을 발견하고, 마음이 공허해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지혜를 간직하는 것이요, 멀리 내다 보는 것이고, 내가 가진 것을 내려 놓는 일이며, 내 생각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나를 주장하는 것이 아닐진대, 나이를 먹을수록 외곬적인 성품이 강해지고 움켜진 손을 펴지 않으려 핏발을 세우는 모습이 보이는 것은 왜 일까?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많은 경험의 축적을 통해 '살아 남기' 위한 묘책을 터득했기 때문일까?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가까이 하고, 반대되는 사람은 멀리하고 비판한다면 한쪽 발로 멀리 걷겠다는 우매함과 다를 것이 무엇인가? Balance. 중용 그리고 Good Listener. 나이를 먹을수록 나의 생각과 행동이 한쪽으로 치우친 것은 아닐지 늘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다산의 말처럼 '바른 생각, 단정한 몸가짐, 말을 줄이고, 행동을 무겁게'하려 노력해야 한다. 특히 말을 줄이고 조심해야 한다. 말 한마디로 나라간의 전쟁도 발발했음을 역사가 기록하고 있지 않은가? talkertive함을 경계해야 한다. 말은 많아질수록 실수할 기회가 많아지고, 오해할 여지를 많이 만들게 된다. 짧은 만남을 통해서는 많은 교훈을 얻고, 모범적인 삶을 배우게 되나, 긴 만남 속에서는 상대방의 허점과 실수를 보면서 '반면교사'를 배운다. 말은 하는 것도 어렵지만, 하지 않는 것 또한 인내심을 필요로 하는 극기의 어려움이 따른다. 통영에서의 동행을 통해 '짧은 만남, 긴 이별'을 감지한다. 마음 속에 있던 커다란 돌을 꺼내 던져 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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