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심장 CT 촬영하러 비에비스나무 병원에 간다. 아침 08시 50분에 예약되었다. 7시 20분에 아내와 함께 버스를 타고 풍산역으로 간다. 나무병원에서 소화기 내과 홍형주 닥터의 설명을 들었다. 가슴편한내과의 설명과 다르지 않으나 훨씬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다.
가슴 편한 내과에서 진행했던 심장 초음파 검사 결과를 받았는데, <심장에 이상 소견이 보이지는 않는다. 가슴 통증이 2시간 여 지속되었다는 것은 심혈관 이상으로 보여 심장 CT를 권유한다. 역류성 식도염도 흉부 통증이 있으나, 가슴 가운데 주먹 크기의 흉통이 위/아래로 느껴진다. 통증도 매우 짧게 나타난다. 나의 상태를 살피건대 심장의 이상이 있다고 판단되나, 심근경색과 같은 진행은 아니다. 심장 CT결과가 나오면 아스피린 복용 여부나 고지혈증 약 변경 여부를 검토해 보면 좋겠다. 심장 CT를 찍는 이유는 심장 혈관의 이상 여부, 즉 좁아졌거나 막히거나 부풀림 여부를 관찰 할 것인데 조영제를 주사해 심장 CT를 촬영할 것이다.> 젊은 의사의 친절하고 명쾌한 설명이 신뢰를 준다.
5층 CT 촬영실에서 혈압과 심장박동수를 측정했는데, 혈압은 정상이나 심장박동수가 82. 심박수가 52~60이 되어야 정확한 측정이 가능하다며 '우황청심환' 같은 흰 알약을 먹고, 1시간 휴식을 취한 다음 재측정을 하자고 한다. 그래도 높게 나오면, 2차로 한번 더 알약을 먹고 1시간 쉬면서 심박수를 낮추어 보고, 그래도 높게 측정되면 오늘은 CT를 찍을 수 없다고 한다. 1차 휴식 후 심박수가 72, 한번 더 약을 복용했다. 그리고 심박수를 낮추기 위해 이어폰으로 아침 요가때 듣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단전호흡을 했다. 1시간 후 심박수가 62까지 내려왔다. CT 촬영이 가능하단다. 조영제 알러지 테스트를 하고 CT실로 들어간다. 2시간여 기다려 CT실에 누웠는데, 정작 CT 촬영시간은 불과 10여초. 허탈하다. 그러나 많은 준비를 하고 촬영했으니, 정확한 검사 결과를 기대해 본다.
그런데 에피소드 하나. 2시간 기다려 CT 촬영을 위해 환자복으로 갈아 입어야 하는데, 탈의실에 들어 가니 상의만 준비되어 있다. 그러면 당연히 상의만 바꿔 입으면 되는데, 나는 어떤 생각이었는지, 하의 청바지를 벗고 속옷 팬츠와 상의 환자복만 입은 채 탈의실을 나온 것이다. 간호사실에서 깜짝 놀라며, 어서 본인의 바지를 입으라고 한다. 아내도 "여보!"하며 소리친다. 얼른 탈의실로 다시 들어가 바지를 입고 상의만 환자복으로 입고 나온다. 멍청한 행동! 한심한 판단으로 사람들의 가십거리가 된 나 자신이 한심하고, 나 자신도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그랬을까? 당시 멍한 상태였긴 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었다. 치매 걸린 노인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내가 왜 그랬을까? 창피한 노릇이다. 그래서 "행동을 신중하게 더욱 신중하게..."라고 다산이 사의제에 썼던 것일까? 행동을 바르고, 신중하게, 판단을 올바르게 해야 한다. 나이가 먹을 수록 천천히 생각하고, 바르게 판단하고, 신중하게 행동하자. Embarrassement. 한번이면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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