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8시 40분. 딸에게서 전화가 왔다. "아빠! 어떻게 지내셔요? 어디 아픈 건 아니지요? 목소리가 이상한데…" 가슴이 철렁한다. 내가 가슴 통증으로 통영에서 급하게 올라온 사실을 알았나? "아니, 아빠는 괜찮아. 저녁이 되니 목소리가 잠겨서 그래. 너는 어떠니? 기온이 많이 떨어졌는데 감기 걸리지는 않고?" "전화 드린 이유는 다음 달에 엄마 생일이잖아요. 아빠도 함께 계시면 좋을텐데 못 올라오시면 엄마하고 둘이 식사 할께요." 작년까지도 챙기지 않던 일인것 같은데, 딸이 달라졌다.
천방지축 선머슴 같은 철부지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젠 어느새 성인이 되어 있었나보다. 딸은 성장했건만, 과거의 생각에만 머물고 있는 아빠는 아이로만 여기고 있었다. 한편으로 대견하고, 아빠를 챙겨주는 딸의 마음이 따뜻하게 전해온다. '고맙구나, 정윤아! 그렇게 성장하는거야. 어려움을 이겨내고, 슬픔을 견디고, 아픔을 참아내면서 성장하는 거야. 대나무의 마디가 있어야 키 큰 대나무로 성장하듯 마디가 있어야 단단하게 클 수 있어. 이젠 아빠의 이런 말이나 생각조차도 잔소리가 되고 군더더기에 지나지 않을 것이 되어 버릴 정도로 성인이 된 울 딸이 대견하구나. 아빠는 빠르게, 많이 변화하는 딸보다는, 천천히 조금씩 변화하는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 나도 서두르지 않고 기다릴테니, 너의 상황에 맞추어 넘치거나 무리하지 않는 변화를 가지도록 하려므나.' 늦은 저녁 시간, 딸의 마음이 담긴 전화 한 통이 세상의 모든 행복을 가진 듯한 바보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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