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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023년

2023년 12월 7일 국립미술관

겨울이 시작되는 12월 어느 맑은 날, 국립박물관에 이어

이번엔 늘 가까이 있었지만 멀리 느껴졌던 삼청동 국립미술관에 가 보고 싶었다.

삼청동 소재 국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이라고 부른다.

안국동에서 골목길을 지나오게 되면 이렇게 인왕산이 창문너머로 보이듯

햇살이 벽틈 사이 사이로 줄을 선 끝으로 인왕산이 서 있는 작품을 보게 된다.

길고 가는 직사각형과 밝은 정사각형, 그리고 삼각형의 빛이 그리는 도형 또한 작품이다.

1층에서 지하 층을 내려다보면 빈 공간을 커다란 나뭇잎과 붉은 열매가 탐스럽게 달려 있다.

1층 안내 데스크를 지나면 전시실 벽면이 거울처럼 복도의 나무들을 반사한다.

지하 전시실의 벽면에 햇살이 들어오면,

해가 비추는 곳은 20% cool gray, 해가 비추지 않는 곳은 Black이 멋진 조화를 이룬다.

Glass houses는 흑백으로 볼 때, 나에게 이야기를 한 마디 던지는 듯 하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컬러보다는 흑백이 더 감동을 주는 것 같기도 하다.

지하층 전시장을 가노라면 이곳에서 잠시 멈추어 안구를 정화하고 가야 한다.

그냥, 아무 말 하지 않고 바라만 보며, 마음에 평화로움을 담고 가면 되지 않을까?

잎을 모두 떨군 거목의 나신은 수천 개의 손을 가진 듯 하다.

국립미술관에서 길을 건너면 민속박물관이 서 있다.

경복궁으로 들어왔다.

몇 년전까지만 해도 공사중이었던 곳이 깔끔하게 단장을 끝냈다.

경복궁 근정전 앞엔 중국사람들과 동남아시아 관광객들로 빼곡하다.

모두들 한복을 입고 있는데, 젊은이들의 한복차림은 예쁜데,

중년으로 보이는 이들이  임금만이 입을 수 있는 곤룡포를 입은 모습은 과히 긍정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경복궁 출입문을 통해 보이는

가로 방향으로 이어지는 근정전과 부속건물, 그리고 세로 방향으로 우뚝 솟은 북악산의 모습이 매우 조화롭고 아름답다.

경복궁을 나오니,

겨울 날씨치곤 따뜻하고 밝은 햇살과 여름 같은 뭉게구름이 세종로에 활기를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