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수영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양평집에 간다. 마음이 설렌다. 기다렸던 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레임이 인다. 양평집에 가서 주말을 보내고 오는데 필요한 옷가지와 먹을 것과 물품들을 챙긴다. 마음 저 켠에 버려두었던 즐거움이 다가온다.
하남집에서 머문지 4개월째. 어느새 루틴한 일상이 지겨워져 가고 있었던 걸까? 양평집으로 간다는 것이, 하남집을 벗어난다는 사실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코코에 들러 달걀 한 판과 스테이크용 소고기, 바나나를 사서 서둘러 양평으로 달려간다. 양근대교를 넘어가며 '여보, 꽃 좀 사 갈까?' 하니 그러자고 한다. 다리를 넘어서 우회전하여 작년에 갔던 화원으로 가 텃밭에 심을 팬지와 화분에 심어 하남에 가져갈 꽃을 샀다. 봄에 활짝 핀 꽃을 산다는 것은 내게 기쁨을 전이하려는 행동이다.
노란 메리골드, 자줏빛의 시클라멘. 그리고 팬지 한 판. 차 트렁크에 싣고 세월리로 가는데 콧노래가 나온다. 봄의 기운, 생명의 기지개, 부활이란 이런 것인가? 겨우내 움추렸던 몸과 마음과 정신에 생명력이 가득차고 넘치는 것 같다. 그래, 바로 이것이 사는 모습이야. 이래야 사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2024년 봄의 노래가 읊조려진다. 텃밭 땅을 일구고, 작년에 심었던 화단 옆에 올해는 팬지 한 판, 12송이를 심었다.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줄을 맞춰 심어놓고 보니 기분이 좋다. 아직 노란 잔디 옆에 심어진 노란색과 보라색이 섞인 팬지가 나를 행복하게 한다.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다. 매 순간 나를 이끌고 가야 한다. 그렇게 가면 행복해 진다. 행복의 나라로 나를 끌고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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