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 어제 17,000보를 걸어서 인가? 아니면 오늘 새벽부터 비가 와서 인가? 아무튼 얼마전부터 무릎 안쪽에 미세한 통증이 느껴지다 며칠 지나면 사라진다. 아내에게 말하니 관절염 시초라며 정형외과에 가서 X-Ray 찍어보고 주사 한 방 맞으라고 한다. 초기에 맞으면 효과가 있지만 중증으로 발전한 다음에 가면 치료가 힘들고 주사 약효도 발휘되기 어렵다고 겁을 준다. 이제 나도 관절염을 조심해야 할 나이가 되었단 말인가?
청년부터 장년을 지나 50대 중반까지 열심히 산을 타면서 '난 괜찮겠지!' 했건만, 나이 쉰여덟에 발목에 염증이 생기고, 발전해 우측 발목 뼈에 비정상으로 자란 유종이 발견되어 이를 제거하고 인공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해야 했다. 수술 이후 재활치료를 하고 골프는 물론 등산도 삼가며 조심해 왔는데, 이번엔 수술했던 발목 반대쪽 무릎에 통증이 온 것이다.
반갑지 않은 친구들이 자꾸만 찾아온다. 마음은 펄쩍 펄쩍 뛰며 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마음과 달리 몸은 생각처럼 움직여 주지 않고 자중하라는 신호를 보내온다. 그래 이제 60대 중반도 넘어서고 있는데 어쩌랴? 기계도 아무리 잘 다루고 보수하고 기름질 쳐도 60년 이상 무리없이 사용하기 힘든데, 나는 사용년한이 70년을 향해 가고 있으니, 반갑지 않은 친구들이 자꾸 찾아오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싶다. '그래 반갑지는 않은 친구야, 그래도 찾아 왔으니 잘 지내보자꾸나.' 무리하지 않고, 청년이라 착각하지 말고, 더 갈 수 있다고 욕심내지 말고, 자주 쉬면서 걷고, 반갑지 않은 친구지만 잘 달래고 살살 구슬리면서 지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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