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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봄바람에 날려버리자

    글을 쓴다. 일상사를 기록한다. 멈추어 있던 머리가 회전하기 시작한다. 기억에서 멀어졌던 단어들이 튀어나오고, 철갑을 두른듯 무디어졌던 감성이 잠자리 날개처럼 얇고 미세한 떨림에도 반응하기 시작한다. 꽃들이 이뻐보이고, 바람이 상큼하게 느껴지고, 연녹색으로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나무의 새옷이 싱그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나도 두터운 겨울 옷을 벗어야 할 때가 온것 같다. 나를 스스로 가두고 주저앉아만 있던 번뇌, 마음의 괴로움을 벗어던져야 할 때가 온 듯 하다. 괴로움은 생각하면 할수록 더 깊어진다. 괴로움을 벗어나려, 도망가려 발버둥치지 말고 다가오면 그저 바라보자. 강물이 흘러가듯 흘러온 괴로움도 관조하면 다시 흘러간다. 그저 아무 감정 없이,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있으면 괴로움이 스스로 물러간다. 괴로움이 다가오면 영향을 받고, 감정을 느끼고, 이겨내려 의도하게 되면, 괴로움이란 놈은 괴물처럼 더 강해져 나를 짓누른다. 그저 무심하게 바람이 스쳐 지나듯 그렇게 보고 있으면 지나간다.

  이제 겨우내 가두고 있고, 감추어 놓았던 괴로움, 번뇌를 봄바람에 날려 훌훌 털어야 할 때가 왔다. 옛 것을 털어버리려면 새 것을 채워야 한다. 새로움이 밀려오면 옛것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되어 있다. 받아들이자. 새로움을, 새 싹을, 새 생명을, 새로운 생각을, 새로운 지식을, 새로운 행동과 일상사를... 그리하면 내가 바뀐다. 새로운 나의 모습. 봄 기운이 가득한 생명이 움트는 모습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