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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이창복, 고통의 해석(위대한 작가들이 발견한 삶의 역설과 희망)

* 이창복 -  국내 독문학계의 토대를 만든 원로 독문학자이자, 융합미학의 영역을 개척한 예술문화사가, 평론가, 미학자,  한국외대 독일어과 졸업하고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독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  Prologue -  < 인생은 고통에서 양분을 얻는다. >

                     "인생은 고통에서 양분을 얻는다." 독일의 문호 프리드리히 휠덜린의 말.

                    괴테 - '나는 고통을 겪으면서 많이 배웠다.'

*    아픈것은 청춘만이 아니다. 무한경쟁시대에서 어느 세대를 막론하고 꿈과 목표를 가진 모든 사람은 열정과 기대로 아플 수 밖에 없다. 니체가 짜라투스트라의 입을 통해 신의 죽음을 선언한 후에 신 대신에 인간이 행복론의 주체가 된 시대가 도래한 이후엔 더욱 그랬다. 더구나 오늘날 민주주의 시대에 사는 현대인은 누구나 노력하면 행복할 수 있다고 쉽게 믿는다. 그런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행복을 바라는 개인의 마음과 불행한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기 때문에 행복에 대한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누구나 마냥 아파만 할 수 없다. 세상의 다양한 시련과 위기와 고난에 대처하는 지혜가 치유의 방법으로 필요했다. 그래서 몇년 전부터 힐링문화가 범람하기 시작했다. 비록 그것이 시대적 경향이라고 해도 청년층은 물론이고 장년층과 노년층을 대상으로 힐링과 멘토링의 비슷한 내용이 다양한 제목들로 포장된 행복론의 서적들이 출판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다.

*    문학, 역사, 철학, 예술을 포괄하는 인문학은 인간의 삶의 길을 탐구하는 학문으로서 지성의 본산이다. 특히 문학은 혼란한 사회에서 인간적인 것을 정서와 오성의 힘을 빌려 언어로 서술한다. 그리고 한 시대의 인간적인 것이 문학을 형성한다.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하인리히 뵐은 '문학과 예술은 인간화의 수단'이기 때문에 우리는 문학과 예술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놀랍게도 최인훈의 <바다의 편지>에서 반복된다.                                                                         <사회의 모든 악은 사람들이 어른이 되면서 문학을 접하지 않은데서 시작한다. 문학의 기쁨을 모르면 사회는 썩고 사람은 간사스러워진다. 문학을 통하여 사람은 사람이 되는 것이다.>

*   문학은 인간에 대한 박애의 전달 수단이며 그래서 우리 마음의 병을 다스리는 치유의 수단이다. 그러기 위해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고 스스로를 성찰해야 한다.  모든 문학작품은 언제나 청자나 독자와 무관하지 않은 어떤 인물이나 특별한 상황을 알리고 표현함으로써 작가와 독자를 공동의 관심사로 연결한다. 이때 독자는 작가에 의해 계획되고 표현된 인물과 세계를 더 이상 '문학적' 즉 '허구적'이 아니라 '현실적' 사실로서 체험하게 된다. 그럼으로써 독자는 문학작품에서 자신에게 모범으로 보여준 것을 先 체험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주인공과 동일해 지고, 작품은 독자가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    제일 먼저 해설은 작품에 대한 독자의 사고에서, 즉 독후감에서 시작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독자는 스스로 단어와 문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지식을 더해서 작품 내용을 분석하고 종합해서 상징이나 메타포에 은닉된 의미를 찾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그 후에야 비로소 그것을 다른 해설들과 비교하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독자는 연관된 책을 읽어 '배경지식'을 늘리고 사고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자신이 모르는 세상을 새롭게 체험하고 삶의 지혜를 터득하게 되며 자신의 꿈을 찾아가는 숨겨져 있는 길과 기회를 발견하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문학은 유행하는 힐링 도서들과 달리 스스로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올바른 힐링과 멘토링의 수단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