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Story (165) 썸네일형 리스트형 2024년 3월 15일 금요일 양평의 봄 아내와 양평에 간다. 성큼 찾아온 봄이 나를 깨우는 것 같다. 나른했던 몸 끝자락에서 생명이 꿈틀거리듯 아주 미세하게 활력이 기지개를 켠다. 그래 무기력했던 나를 깨우려는 신호다. 이제 껍질을 벗고 일어서자. 2024년 3월 11일 월요일 무기력증 무기력증에 빠지다. 매사 귀찮다. 몸도 나른하다. 머리도 멍하니 졸린듯하다. 책을 읽어도 책장은 넘어가지만 책을 덮고 나면 무엇을 읽었는지 머리에 남는 것이 없다. 일상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아내는 외출하고 혼자 집에 덩그러니 남아 음악을 들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것은 사는 것이 아니다. 억지로 시간을 보내며 죽음에 가까이 가고 있을 뿐이다. 내가 왜 이럴까? 2024년 2월 10일 구정 아침 아산병원 응급실로... 오늘은 구정. 아침 6시 30분경 아내가 부스스한 얼굴에 외출복을 입고 잘 잤느냐며 침대맡에 선다. 그런데 느낌이 싸하다. 안색이 이상하다고 말하니, 부정맥이 왔다며, 사실 어제 저녁 부정맥이 있어 병원에서 진찰을 받았는데 심장초음파 결과를 보니 상급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는 것이 좋겠다고 했단다. 아침에 동네에서 한번 더 진료를 받고 심각하면 아산병원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은지, 아니면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이라도 응급실로 가는 것이 좋은지 물으니, 아내가 망설인다. 이건 지금 당장 가자는 소리다. 바로 세수하고 나와 아산병원 응급실로 달린다. 7시 56분에 집에서 출발해, 8시 21분에 응급실에 접수. 4구역 3번 베드 지정을 받았다. 다행인지 구정 아침이어선지 응급실에 대기환자가 없다. 작년 가을에.. 2023년 12월 13일 반가사유상의 미소 아내와 국립박물관에 다녀왔다. 자꾸만 생각나는 '사유의 방'에 다시 가보고 싶었는데, 마침 아내가 친구들과 했던 선약이 취소되었다기에 함께 가기로 했다. 전철을 타고 1시간 10여분 걸려 도착했고, 바로 2층에 있는 '사유의 방'부터 찾았다. 두 번째 방문. 입구에서부터 마음이 차분해 진다. 그리고 바라 본 반가사유상. 첫 번째 방문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점이 보인다. 생각보다 크기가 작았고, 특히 오른쪽 7세기 초의 반가사유상보다 좌측의 6세기 말 반가사유상이 더 나에게 다가왔는데 크기도 더 작았다. 하지만 여전히 좌측 반가사유상이 짓고 있는 미소는 나에게 위로를 준다. 교만하지 않은 미소, 바라보는 이에게 편안함을 주는 미소, 입꼬리가 살짝 올라 가는 긍정의 미소, 비웃는 미소가 아닌 품어주는 미소. .. 2023년 11월 29일. 첫 눈. 첫 눈이 내린다. 천천히 희미하게 가냘픈 몸짓으로 쓸쓸하게 내린다. 내 마음이 그러하기에 쓸쓸하게 보이는 것인가? 본격적인 폭설이 오기 전 선발대의 도착인 자연의 현상이기에 그러한 것인가? 펑펑 쏟아지는 눈은 차후의 교통대란을 모른 척한다면 보는 이에게 따스한 추억을 되새기게 한다. 물론 눈이 그친 다음 나무 마다 가지 끝자락에 하얗게 핀 눈꽃송이를 보는 즐거움도 있다. 하지만 가냘픈 몸으로 바람에 이리저리 날리며 아주 천천히 내려오는 눈은 애처롭다 못해 보는 이를 눈물짓게 한다. 가슴 한켠에서 휑하니 찬 겨울바람이 불어간다. 춥다. 그리고 슬픔이 차 오른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슬픔이 차 올라 익사할 것만 같다. 이 마지막 문장이 오늘의 내 마음을 진실되게 표현한다. 2020년 12월 7일. 기념일은 챙기는 자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결혼기념일이다. 아내는 서울에서, 나는 통영에서 핸드폰으로 아침인사를 나눈다. 결혼 후 처음으로 결혼기념일을 따로 보낸다. 아내가 17일 내가 서울에 올라오면 저녁에 와인 한 잔하며 늦게라도 자축하자고 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무뎌질 수 있는 기념일과 기억들은 의도적으로라도 찾아내어 서로 축하해야 한다. 적어도 하루만이라도, 아니 어쩌면 1주일 전 혹은 더 멀리 캘린더에 기록하는 날부터 내 의식은 깨어 있게 되고 기쁨을 조금씩 꺼내 음미할 수 있다. 그러니 1년 365일 기념해야 하고, 기억해야 한다. 축하해야 할 날이 많을수록 기쁨을 더 많이 꺼내어 즐길 수 있게 된다. 기념일을 잊지 말고 챙기자. 그것은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다. 2020년 12월 6일. 2021년 경제 전망. 2주 전 KBS '최경영의 경제쇼'를 유투브로 다시 들으며 정리했다. < 2021년 경제상황도 좋으리라 예측하며 3%대 성장 전망. 삼성전자 혹은 삼성물산 우선주를 사서 보유를 추천. 주식은 기다림의 미학. 낚시를 드리우고 차분히 고기가 낚시를 물기를 기다리는 강태공과 같단다. 고기가 물지 않는다고 이곳 저곳 옮겨 다니지 말란다. 주가 상승은 1년 중 10일 ~ 2달 사이에 이루어지며 나머지는 횡보한다. 자신이 선택한 주식을 믿고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중요하다. 유동성이 풍부한 장세는 미국 바이든 정부에서도 1~2년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금리인상은 대비해야 한다. 가능한 빚을 청산하라. 은행 융자 얻어 이자만 갚는 사람들이 60대에서 절반이고, 가계대출 잔액이 1,585조원에 달한다. 언제 원금을 갚을.. 2020년 12월 5일 이순신공원 망일봉 오늘은 망일봉 정상에 다녀왔다. 세자트라 숲에서 이순신공원으로 가는 갈림길에 등산로 표시가 있다. 등산로는 어디로 이어질까? 그곳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어떨까? 등산로 가는 길 곳곳에 산소가 많다. 종중 산인지 가문의 묘인듯한 묘무더기도 보인다. 오르는 길 중간에는 밧줄이 설치된 매우 가파른 언덕도 있다. 하지만 등산로 맛을 내는 듯 하더니 바로 망일봉 정상. 정상에 서면 통영 앞바다가 멋지게 펼쳐 져 있을 줄 알았는데, 정상에선 키 큰 나무들이 많아 바다조망이 어렵다. 내려가는 길에 만난 수령 150년의 팽나무에서 '길' 이름치고는 눈길을 끄는 'Happy 숲'으로 발길을 돌려 본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만큼 우거진 편백나무 숲을 이리저리 돌면서 내려오는데, 더운 여름에는 나무의 그늘이 짙어서 걷기에 참.. 이전 1 2 3 4 5 6 ··· 2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