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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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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12일 양평이 그립다. 아침 5시에 일어나니 상쾌하다. 어제 오후부터 밤까지 시원하게 내리던 비도 그치고 파란하늘이 보인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려 하니 싱그러운 풀잎향이 아닌 아랫집에서 올라오는 음식조리 냄새가 양평이 그립게 한다. 아름다운 새들 노래소리는 아니지만 까치 소리는 아침이 왔다는 소식을 전해준다.   이제 양평생활은 접고 하남생활에 익숙해져야 한다.
2024년 5월 11일 힘든 하루 오늘도 아내 손님 접대. 수영 함께 하는 언니들이다. 오자마자 너무 좋단다. 잔디밭과 앞에 보이는 산과 불어오는 상쾌한 바람. 모든 것이 좋다며 '왜 더 일찍 부르지 않았냐?'며 좋아들 한다. 어제 밤에 전해 온 영식아우 아버님 소천 소식. 손님들이 오후 3시경 떠나고 우리도 바로 짐을 꾸려 하남으로 간다. 테트리스 쌓듯 뒷좌석과 트렁크에 짐을 가득 싣고 왔다. 현정씨로부터 단기임대한 캐리어로 3번이나 짐을 나를 정도의 양. 이사비용을 줄이기 위해 양평에 다녀올 때마다 짐을 가져오고 있다.   오늘은 몸이 지친다. 새벽 2시에 잠이 깨어 치매노인을 학대하는 요양보호사의 악행을 해결하는 '해결사들'이란 프로그램을 보다 잠이 확 달아나버렸다. 아침 6시에 일어난 아내와 광주 토마토농장으로 향한다. 7시 반에..
2024년 5월 10일 손님 접대 10시 30분에 아내가 왔다. 아파트 독서모임팀들과 같이 왔다. 양평생활을 접는다고 미뤄두었던 사람들 모두를 순번을 정해 데리고 온다. 오늘과 내일, 그리고 15일은 은행친구 18일과 19일 1박으로 니캉내캉을 마지막으로 양평 손님 접대는 마무리. 23일 이사를 하고, 31일 잔금을 받으면 양평생활은 접는다. 아쉽다. 힘든 점도 없지 않았지만 전원생활을 아쉬움 없이 즐겼다.
2024년 5월 9일 빨래하기 좋은 날. 아침 6시부터 세탁기를 돌린다. 때맞춰 구름 없이 화창한 날. 바람도 분다. 오전과 오후 두 차례 세탁을 한다. 의류를 먼저 돌리고, 오후엔 이불 빨래. 그리고 카펫까지… 어제 못다한 잔디깎기. 체력이 도와주지 않는 것인지 아니면 장비발이 없는 것인지, 잔디를 손질하는 일은 어렵다. 근육이 힘들다고 그만하라고 아우성.
2024년 5월 5일 내 자리는 어디일까? 서재 방 정리. 재즈 음악 파일 변환. 이제야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 양평으로 떠나면서 내 서재방을 아내의 서예공부방으로 내주었기에 하남으로 와서는 내 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23년 12월에 겨울추위를 피해 하남으로 오면서 없어진 내 자리를 궁색하나마 침실 한켠에 책상을 놓고 지냈다. 4월에 양평집 전세 계약이 체결되고, 5월 31일에 집을 비워주기로 하자 아내가 서재방을 다시 줄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지만 아내의 거취가 더 걱정된다.            곰곰이 생각을 거듭해 보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 방으로 내가 컴백하고, 아내의 서예방을 하나 만들면 된다. Dress Room으로 사용했던 방을 아내의 서예방으로 꾸미는데, 옷들은 안방에 12자 옷장을 새로 맞추어 넣고, 새로 꾸밀 아..
2024년 3월 28일 반갑지 않은 친구 왼쪽 무릎에 통증이 느껴진다. 어제 17,000보를 걸어서 인가? 아니면 오늘 새벽부터 비가 와서 인가? 아무튼 얼마전부터 무릎 안쪽에 미세한 통증이 느껴지다 며칠 지나면 사라진다. 아내에게 말하니 관절염 시초라며 정형외과에 가서 X-Ray 찍어보고 주사 한 방 맞으라고 한다. 초기에 맞으면 효과가 있지만 중증으로 발전한 다음에 가면 치료가 힘들고 주사 약효도 발휘되기 어렵다고 겁을 준다. 이제 나도 관절염을 조심해야 할 나이가 되었단 말인가?                          청년부터 장년을 지나 50대 중반까지 열심히 산을 타면서 '난 괜찮겠지!' 했건만, 나이 쉰여덟에 발목에 염증이 생기고, 발전해 우측 발목 뼈에 비정상으로 자란 유종이 발견되어 이를 제거하고 인공뼈를 이식하는 수술을 해..
2024년 3월 26일 화요일 봄바람에 날려버리자 글을 쓴다. 일상사를 기록한다. 멈추어 있던 머리가 회전하기 시작한다. 기억에서 멀어졌던 단어들이 튀어나오고, 철갑을 두른듯 무디어졌던 감성이 잠자리 날개처럼 얇고 미세한 떨림에도 반응하기 시작한다. 꽃들이 이뻐보이고, 바람이 상큼하게 느껴지고, 연녹색으로 물이 오르기 시작하는 나무의 새옷이 싱그럽게 보이기 시작한다. 나도 두터운 겨울 옷을 벗어야 할 때가 온것 같다. 나를 스스로 가두고 주저앉아만 있던 번뇌, 마음의 괴로움을 벗어던져야 할 때가 온 듯 하다. 괴로움은 생각하면 할수록 더 깊어진다. 괴로움을 벗어나려, 도망가려 발버둥치지 말고 다가오면 그저 바라보자. 강물이 흘러가듯 흘러온 괴로움도 관조하면 다시 흘러간다. 그저 아무 감정 없이, 바꾸려고 하지 말고 있는 모습 그대로 바라보고 있으면 괴로..
2024년 3월 22일 금요일 꽃이 주는 봄기운 아내가 수영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양평집에 간다. 마음이 설렌다. 기다렸던 여행을 떠나기 전의 설레임이 인다. 양평집에 가서 주말을 보내고 오는데 필요한 옷가지와 먹을 것과 물품들을 챙긴다. 마음 저 켠에 버려두었던 즐거움이 다가온다. 하남집에서 머문지 4개월째. 어느새 루틴한 일상이 지겨워져 가고 있었던 걸까? 양평집으로 간다는 것이, 하남집을 벗어난다는 사실이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코코에 들러 달걀 한 판과 스테이크용 소고기, 바나나를 사서 서둘러 양평으로 달려간다. 양근대교를 넘어가며 '여보, 꽃 좀 사 갈까?' 하니 그러자고 한다. 다리를 넘어서 우회전하여 작년에 갔던 화원으로 가 텃밭에 심을 팬지와 화분에 심어 하남에 가져갈 꽃을 샀다. 봄에 활짝 핀 꽃을 산다는 것은 내게 기쁨을 전이하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