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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2021년

2021년 6월 15일 과거에서 온 엽서

2021년 3월 초.

제주도 여행중에 찾았던, 제주 동북쪽에 위치한 세화해변의 바람과 파도가 너무 좋았다.

마침 세화해변을 바라보는 카페 Lalala를 우연하게 발견했다.

한참 파도를 멍하니 보다가 탁자에 놓인 색연필과 창 밖의 빨간 우체통이 눈에 들어왔다.

카운터에 가서 물으니, 엽서를 써서 우체통에 넣으면 3개월 후에 전달된다고 한다.

와도 그만 안 와도 그만이라 생각하며 엽서에 글을 썼고,

우체통에 넣은 다음에는 까마득히 잊고 지냈다.

 

그런데 어제 아내가 외출했다 들어오며 '당신한테 엽서가 왔는데...'하며 건네는데,

3개월 전 아내와 함께 제주도를 여행하다 세화해변의 Cafe Lalala에서 쓴 바로 그 엽서였다.

잊고 있던 과거의 세상에서 3개월이 지나 찾아 온 엽서 한 장!

2020년의 통영살이를 마치고,

2022년 8월부터 양평 남한강이 내려다 보이는 행복마을이라는 전원주택에서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해 못할 일은 아침, 점심, 저녁 하루 3번 이상 아내와 통화하고,

거의 매일 화상통화로 30분 이상 수다떨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나이가 들어 갈수록 아내에 대한 사랑은 더 크고 깊어져 가는 것 같다.

제주 세화해변의 엽서는 나에게 늘 잊지말라고, 변하지 말라고 깨우침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