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남면사무소에 가서 확정일자를 받았다. 어제 오후에 아내에게 전화가 왔었다. 집주인이 아파트 매매를 하려고 하는데 매수자에게 집구경을 시켜주어도 되겠느냔다. 토요일 오후 3시-4시 사이에 온단다. 아내가 아파트 매매를 하면 계약금이 어찌 될지 모르니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해서 아침에 면사무소에 가서 확정일자를 받았다. 가 보니 의외로 확정일자를 받으러 온 사람들이 여럿이다. 그만큼 계약관계로 문제가 많다는 이야기가 된다. 확정일자를 받고 비가 온다는 날씨지만 흐리기만 해서 그리고 마음을 추스리려고 드라이브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처음엔 통영 북서부 평인노을길을 따라 노을전망대에 가려고 했으나, 여긴 남동지역인데 굳이 중심부를 가로질러 갈 필요가 없다는 생각에 가까운 거제도 인근을 생각하다가 일요일 아내와 함께 보았던 통영타워에서 멀리 보이던 연륙교를 가 보기로 했다. 노을이 물드는 언덕만 알고 있었는데, 그곳이 가조도이고 연륙교로 넘어 갈 수 있었다. 거제도 가배항을 가는 길도 아름답지만, 가조도 해안을 타고 가는 길 또한 지중해 해안도로 못지 않게 아름다운 길이다. 가조도 일주를 한다. 평일이어선지 도로도 한가롭다. 가다보니 언덕에 전망대같은 구조물이 있다.
차를 주차장에 세우고 올라가 발 아래로 펼쳐지는 전경을 사진 찍고 내려와 보니 이곳이 '노을이 물드는 언덕'이었다. 차에 앉아 아침으로 준비한 빵과 커피, 대추토마토를 먹으며 발 아래 한려수도의 아름다움을 홀로 즐긴다. <그래, 이것이 휘게야> 퇴직을 하고야 오롯이 즐길 수 있는 여유로움. 내 마음을 괴롭히는 상념을 잊고자 멀리 바다를 바라본다. 새삼 느끼지만 통영은 참 좋은 곳이다. 그리고 용남면은 통영에서도 가장 좋은 곳 같다. 고속도로와 연결이 용이하고 10분이면 이마트, 다이소, 중앙시장이 있고 거제대교가 코 앞이니 여행하기엔 더 없이 좋다. 아파트에서 간편한 차림으로 1분 걸어내려가면 포구다. 새벽이면 경매가 열린다. 해간도까지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아침 저녁으로 운동하며 걷기에 좋다. 1년살이를 계획하고 내려왔는데 아직은 이곳이 너무 좋다. 1년 후 다시 2-3년 더 살고 싶을 정도다. 이런 생활을 하도록 허락해 주고 주선해 준 아내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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