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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2020년 6월 12일 산타 할매 선물

  산타할매 선물 박스가 왔다. 어제 아내가 우체국택배로 보냈다는데 하룻만에 왔다. 월요일 상경하면서 '필요한 것 챙겨서 보내줄께!' 하더니 택배가 온 것이다. 어쩜 이리도 바리바리 싸서 보냈는지… 친정엄마가 딸 시집보내며 싸서 보내듯 그렇게 필요한 것들을 넣고 포스트잇으로 어디에 쓰라고 설명까지 적어서 보냈다. 나이들수록 더 예뻐지는 사람이다. 남편 퇴직 후 소망을 성취하라며, 선뜻 통영으로 아파트 얻어서 보내주고, 불편할까 염려되어 이것저것 챙겨서 보낸 마음이 참 예쁜 사람이다. '여보! 고마워!'

  오늘은 통영 서북부지역을 돌아보려고 한다. 도산면과 평인. 내비를 찍고 가는데 대체도로가 있다는 메시지가 뜬다. 빨리 갈 필요가 있나? 새로운 길로 가보자. 해서 들어섰는데, 아마도 옛 길이었던 것 같다. 통영IC로 향하는 도로와 가는 방향이 같은데 구불구불 해안가를 따라서 간다. 통영은 큰 길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바닷가. 아름다운 도시다. 가다보니 통영경찰서와 버스터미널이 있는 죽림지구가 나오는데 해안가를 따라서 음식점과 카페가 줄지어 있다. 신도심권 유흥가인것 같다. 그리고 이곳 해안가에서 바라보는 경치 또한 기가 막히다. 도산면사무소를 지나 가우치여객선터미널에 도착. 여기 주차장은 언덕 위에 있는데 주차하면 차 앞바퀴 바로 아래가 바다. 멀리 건너편은 고성. 이곳에선 사량도로 가는 여객선이 2시간마다 출항한다. 첫배는 7시, 가오치로 나올때는 18시 35분이 막배다. 사량도는 상도와 하도로 되어 있고 연륙교로 연결된다. 자동차를 배에 싣고 갈 수도 있다. 사량도의 지리산 옥녀봉 등산을 하는 경우는 차가 필요치 않다고 한다. 그런데 안내 팜플렛을 보니 자전거를 타고 섬을 일주하는 것이 가능하다. 차를 가지고 가면 2000cc 미만은 편도 16,500원 왕복은 33,000원이니 자전거를 이용하면 33,000원 절약이다. 승객 여객선 요금은 편도 6,500원, 왕복13,000원이다. 이곳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아침을 먹었다. 어떤 음식이라도 이런 황홀한 풍광을 앞에 놓으면 맛나게 먹지 않을 수가 없다. 한가지 단점은 그늘이 없어 한여름에는 땡볕 아래서 고생할 듯. 가을이라면 바람도 불고 덥지 않아 멋진 코스다.

  도산면 도산일주도로를 따라 달리고 이어서 원문사거리에서 평인노을길을 해안을 끼고 달린다. 평림생활체육공원부터는 저전거길이 도로 우측에 있다. 흠이라면 노을전망대까지는 계속 오르막이라는 점. 그리고 노을전망대부터는 자전거길이 사라진다. 자전거는 다시 돌아가야 한다. 좋은 방법은 자전거를 차에 싣고 가서 평림생활체육공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여기서부터 자전거를 타는 것. 드라이브를 하는 경우엔 노을전망대에 주차장이 없다는 점. 자전거길에 차를 세워야 한다. 불편하지만 이곳에서 보는 풍광이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남는다. 날 좋은 어느 날, 리클라이너체어를 차에 싣고 가서 나무 그늘 아래 펼쳐 놓고 음악을 듣거나 책을 읽다가 와도 좋을 장소. 한 여성이 차를 도로 한켠에 주차시키고 노을전망대 벤치에 앉아 핸드폰을 보는 모습이 괜찮아 보였다.  나는 보스 스피커를 가지고 가서 리클라이너체어에 앉아 음악을 듣다 오련다. 이곳에서 덕진왈츠까지는 12Km. 24분이 걸린다. 통영은 어느 곳에 가도 30분이면 넉넉하다. 그러니 서두를 필요가 없다. 서두르지 않으니 여유가 생긴다. 여유가 생기니 얼굴이 편안해진다. 아내와 어제 영상통화를 했는데 내 얼굴이 활짝 피었다고 한다. 지리환경의 영향이 사람의 표정까지도 바꾼다. 통영에 내려 오길 잘했다. 통영 중에서도 용남면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