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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2020년 10월 17일 Music Therapy

    집 청소를 했다. 걸레질까지 끝내고 거실을 맨 발로 걸을 때 발바닥에 느껴지는 깔끔함이 좋다. 청소기로 먼지만 제거하면 발바닥에 미세한 먼지가 느껴지는데, 걸레질까지 하고 나면 청정함이 느껴진다. 거실 바닥의 대리석과 내 발바닥 사이의 교감이 이루어지는 듯 하다. 중간에 뭔가가 가로막는 것이 없는, 곧바로 소통되는 질감이 느껴진다. 

  청소 후 오랜만에 Marantz Amp.에 JBL Speaker를 통해 음악을 들었다. 다소 높게 볼륨을 올리고 음악에 빠져든다. 20-30분간 Classic.으로 앰프와 스피커를 워밍업 하고, 나의 애창곡 아니 애청곡으로 선별해 놓은 가요를 선택한다. 복면가왕에 나왔던 음악이 많고, 7080 발라드 음악이 주다. 거미가 부르는 조덕배의 '꿈에'를 통해 소름 돋는 가창력을 마음 깊이 느끼며 카타르시스를 즐긴다. 아니 어쩌면 음악을 통해 극렬한 Orgasme 을 느끼는 지도 모른다. 어떤 날은 드보르작의 신세계교향곡 전곡을 듣기도 하고, 어떤 이른 아침에는 그레고리안 성가를, 날씨가 찌푸리거나 비가 오는 날은 모짜르트의 레퀴엠을 듣기도 한다. 단 전제조건은 왜곡되지 않은 사운드의 재현이다. 나는 마란츠 앰프에 JBL 4312B를 연결한 조합을 좋아한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소리, 왜곡되거나 과장됨이 적은 Original Sound를 듣는 것 같은 청감을 즐긴다.   1시간 30분여... 나의 애청곡을 듣고 나면 머리가 맑아진다. 음악의 긍정적 효과, Music Therapy'다. 가을 햇살이 따스하게 스며드는 거실 소파에 깊숙히 앉아 좋아하는 음악을 크게 들으며, 나홀로 오롯이 즐기는 이 순간이 행복한 시간이고, 기쁨이 넘치는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