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붓한 나만의 시간. 아내도 외출하고, 홀로 아점을 먹고 커피를 내려 마신 후 정신이 맑아지는 시간. KBS 생클을 들으며 허브 티를 한잔 마시면 몸이 따뜻해지고 마음도 함께 따스해진다. 천천히 생각하고, 비우고, 내려놓고…언제까지일까?
오늘 뉴스에선 현각스님과 혜민스님 사이의 일침이 화제다. 혜민스님의 삼청동 거처를 두고 현각스님이 부처님의 뜻을 저버린 연예인의 삶과 같다는 비판의 소리를 하는데, 혜민 스님은 곧바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초심으로 돌아가 깨우침에 정진하겠노라 말했다고 한다. 이를 듣고 현각스님은 곧바로 아름다운 일이라고 칭송했다고 한다.
두 스님의 이야기는 뉴스거리가 아니다. 세간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가십거리가 될 수 없다. 이는 오늘의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요, 구도자의 삶과 생각은 어때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본보기다. 왜냐하면 요즘 본류를 벗어났느니, 처음에 다짐했던 생각에서 많이 벗어났느니...하며 이전투구하는 이들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요즘 누군가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 잡으라고 하면, 대뜸 나오는 말은 "너나 잘하세요!"일 것이다. 타인의 지적이나 일침을 수용하지 않고 반격부터 하는 시대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자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내 갈 길을 가련다'는 요즘 세상에 현민스님은 즉각 잘못 여부를 떠나 지적을 받아들이고 자숙하겠노라 말을 했고, 이 말을 듣고 현각스님 또한 질타하던 마음을 돌려 '아름다운 일'이라며 칭송했다.
이 얼마나 숭고하고 따뜻한 도반의 주고받음인가? 상대방에 대해서 가질 수 있는 선입견을 버리고, 순수한 마음 너머에 존재하는 진실된 마음과 자세를 서로가 보았고 인정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았을까? 타인의 삶과 생각을 '간섭하지 않는 것이 예의'라 생각되는 요즘 깊은 깨우침을 얻는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존중하기에 잘못이라고 일침을 주고, 잘못을 지적받은 사람도 오해일 수 있다며 변명할 수도 있으나, 초심으로 돌아가겠다며 반성을 하고, 이렇게 반성을 하는 모습을 보며 일침을 준 사람이 이름다운 일이라며 칭송하는 것은 역시 저자거리를 휘젓고 다니는 범인들은 따라가지 못 할 일이다.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그 지적을 곡해 없이 받아들이고 멈출 수 있다는 것. 멈춤을 보고 행위 속에 깃든 정신을 아름답다고 칭찬해 줄 수 있는 것. 이런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는 세상은 아름다운 세상임에 틀림이 없다. 스님들의 주고 받음을 보며 감히 토달지 말자. 뉴스거리로 만들어 확대 재생산하지도 말자. 그저 겸손된 마음으로 높은 정신이 주는 교훈을 감사한 마음으로 받자.
연꽃은 탁한 물 속에 뿌리를 내리지만 아름다운 연꽃을 피운다는 것만을 보고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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