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포도밭은 남프랑스의 기후나 토질과 흡사해서 양질의 포도주를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농산물 가운데 품종보다는 생육조건, 농산물이 자라는 기후, 토양의 조건, 고도, 강수량에 영향을 받는 것.
즉 <Terroir>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농산물이 바로 포도와 커피다.
한낮의 뜨거운 일조량은 포도가 영그는데 첫째 조건이다.
아침 저녁으로 선선해 지는 기온은 포도가 단맛을 내는 두번째 조건이다.
Port Stephens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많은 상을 수상했다는 Murray's Winery.
일본 북해도에도 나름 유명하다는 와이너리에 가 보았지만
그곳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규모가 있고, 무엇보다도 4종류의 포도주를 시음할 수 있는데
포도주 구매를 전혀 강요하지 않는다.
이유를 들어보니 호주 정부에서 관광객들이 와서 마시는 포도주 시음을 금전적으로 보전해 준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포도주 시음을 지원해 주니 와이너리측에서는 부담이 없고
흔쾌히 포도주를 4종류씩이나 주는데 예의 바른 한국사람들이 시음만하고 그냥 가지는 않는다.
물론 나도 20불짜리 백포도주를 사서 그날 저녁 아내와 호텔에서 분위기를 잡기는 했는데...
취해서 아침까지 숙면을 했다.
고도의 상술이랄 수 있는 와이너리의 시음 행사.
여기선 식사도 할 수 있다.
그런데....
무엇보다도 부러웠던 점은 바로 이런 자연조건이다.
커다란 유칼립투스 나무 아래 군데군데 벤치가 놓여지고
나무 그늘에 눕거나 앉아서 편하게 담소하는 이들의 모습이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호주의 여름엔 모기가 전혀 없는데
이유는 유칼립투스 나무에서 휘발하는 성분이 모기를 쫓는다고 한다.
여러가지로 복을 많이 받은 나라다.
나무 아래 돗자리 깔고 흘러가는 구름을 쳐다보면 힐링이 될 것 같은데...
이곳에서 산 와인.
적포도주보다는 약간 달달한 백포도주가 내 입맛에는 딱이었다.
호주산 쇠고기가 왜 이리 맛난겨?
호주에서 쇠고기를 먹어보고
서울에서 호주산 냉장 쇠고기를 사서 먹어봤는데 그맛이 아니다.
쇠고기를 구워 먹으려고 뿌조의 Pepper mill도 구매했건만,
부드럽고 단맛이 나던 그 쇠고기는 어디로 간겨?
세계의 모든 음식은 현지에서 직접 먹을 때 가장 맛이 있다.
음식도 중요하지만 음식을 먹을 때의 환경,
코로 맡아지는 냄새, 눈으로 보이는 경치, 귀로 들리는 이국적인 모든 것들이 뇌를 자극해
혀와 입에서 느껴지는 맛을 증가시켜 주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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