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이라도 해가 쨍하게 나오는 날이 있다.
오늘은 일기예보를 살피며 선택한 화창한 날이다.
고성 상리에 가면 저수지에 조성한 연꽃공원이 있다고 한다.
지난 달 남해 독일마을에 갈 때 지나쳤던 곳이다.
연꽃공원에는 홍련과 수련만 만개했다.
연꽃은 8월이 되어야 핀다니 다시 올 핑게가 생겼다.
꽃잎이 어쩌면 이리도 이쁠까?
강해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흐려서 존재감이 없는 것도 아니다.
"지나치지도 모자람도 없는 상태란 이런 것이 아닐까?"
홍련의 은은한 색감 역시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보면 볼수룩 예쁘다.
이곳이 상리 연꽃 공원인데, 원래 농업용 저수지였다고 한다.
벌이 수련 속으로 날아들고 있다.
주차장에서 가장 가까운 정자인데, 신발을 벗고 올라가 앉으면,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따가운 햇살도 잊고 바람에 나부끼며 춤을 추는 연잎 감상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자연이 가르쳐주는 색감은 수백만년의 진화를 거듭한 끝에 얻은 결과물이기에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이 아름답다.
개구리 왕눈이가 놀던 연못이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
개구리 왕눈이를 안다면 최소 50-60세대 이상이다.
진흙속에 뿌리를 내려 자라지만,
커다란 잎 사이를 밀고 올라오면 아름다운 꽃을 활짝 피우는 홍련.
꽃이 아름다운 것은 역경을 뚫고 올라온 의지가 굳건하고,
진흙 속에서도 아름다운 꽃을 피우리라는 희망과 이상을 버리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인간 삶에서도, 꿈을 버리지 않고 마음에 항상 품으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언젠가 이런 아름다운 꽃을 피우게 되지 않겠는가?
완벽한 원의 모습보다는 조금은 부족한 듯한 완벽함이 더 아름답다.
<연꽃의 아름다운 뜻 10가지>가 있는데,
1. 이제염오(離諸染汚)
연꽃은 진흙탕에서 자라지만 그 잎과 꽃이 더러움에 물들지 않는다.
즉 주변의 잘못된 것에 물들지 않고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2. 불여악구(不與惡俱)
물이 연꽃에 닿아도 흔적을 남기지 않고 그대로 굴러떨어진다.
즉 주변에 어떠한 나쁜 것을 멀리하고 물들지 않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3. 계향충만(戒香充滿)
물속의 더러운 냄새도 연꽃이 피면 그 더러운 냄새는 사라지고 연꽃의 향기로 연못을 가득 채운다
즉 향기 나는 사람이 되라는 의미
4. 본체청정(本體淸淨)
연꽃은 어떤 곳에 있어도 그 연잎은 푸르고 꽃잎의 색은 아름답다.
즉 깨끗한 몸과 마음을 간직하라는 의미
5. 면상희이(面相熹怡)
연꽃은 잎의 모양이 둥글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한다.
즉 미소를 머금고 부드러운 말을 사용하며 인자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
6. 유연불삽(柔軟不澁)
연꽃의 줄기는 연하고 부드러워 강한 사람에게도 잘 꺾이지 않는다
즉 남의 입장을 이해하여 융통성있고 유연하게 살아가라는 의미
7. 구자개길(具者皆吉)
연꽃을 꿈에 보면 길한 일이 생기니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일이다.
즉 좋은 일 길한 일을 하도록 인도하라는 의미
8. 개부구족(開敷具足)
연꽃은 피고 나면 반듯이 열매를 맺는다는 것
즉 선행을 많이 하여 좋은 열매를 맺으라는 의미
9. 성숙청정(成熟淸淨)
연꽃이 활짝 피면 그 색이 정말 곱고 아름다워 그 연꽃을 바라보면 마음이 맑아진다.
즉 몸과 마음이 맑은 사람이 되라는 의미
10. 생이유상(生己有想)
연꽃은 어린 싹이 날 때부터 달라 꽃이 피지 않아도 연꽃인지 알 수 있다
누가 보아도 존경스러운 사람이 되라는 의미
홍련이 저수지 반을 가득 채우고 있다.
고귀한 보물을 소중하게 두손으로 받쳐 든 것 처럼
겹겹이 펼쳐진 잎으로 꽃술을 감싸고 있다.
뭔가 비밀스러운 것을 감추고 있는 듯, 꽃잎을 오무리고 있는 장미꽃과는 다른 모습이다. (아래 사진)
이제 막 꽃을 피우려는...
처음으로 햇님를 맞이하려는 숭고한 기다림의 자세...
어린아기, 새 잎, 막 피려는 꽃봉오리... 새로 태어나려 발돋음하는 모든 것은 예쁘다.
불어오는 바람에 따라 춤을 추는 연꽃 잎.
바람에 눕는 풀잎과는 다르다.
풀잎은 일사불란하다. 바람이 불어오면 반대방향으로 일제히 한 몸처럼 눕는다.
연잎은 개성적이다. 바람이 불면 큰 잎을 흔들며 각자가 원하는 리듬에 맞춰 서로 다른 춤을 춘다.
연잎 사이로 올라와 고요한 아름다움을 수줍은 듯 보이는 연꽃은 겸양의 아름다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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