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는 <통영8경>이 있다.
제1경은 남망산 조각공원, 2경은 달아공원에서 바라 본 석양, 3경은 미륵산에서 바라 본 한려수도,
4경은 사량도 옥녀봉, 5경은 소매물도에서 바라 본 등대섬, 6경은 연화도 용머리, 7경은 제승당 앞바다.
그리고 8경이 통영운하 야경이라고 한다.
통영대교가 보이는 충무교 교각에는 전혁림화백의 작품 <통영항>이 그려져 있다.
김종길시인의 <또 하나의 나폴리>라는 시.
박경리선생의 <김약국의 딸들>을 펼치면, 첫장을 이렇게 시작한다.
"통영은 다도해 부근에 있는 조촐한 어항이다.
부산과 여수 사이를 내왕하는 항로의 중간지점으로서 그 고장의 젊은이들은 '조선의 나폴리'라 한다."
통영운하에 서서히 석양이 비켜든다.
통영운하는 길이가 1,420미터, 폭은 55미터에 지나지 않는다.
여수에서 부산을 가려면, 가장 빠른 길은 통영운하를 지나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미륵도와 거제도 남단을 빙둘러 가야 한다.
8월 초나흗날에 뜬 초승달 아래 통영대교와 통영운하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붉은 노을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어둠이 짙어지면,
통영운하 인근 마을은 화려한 조명으로 치장하기 시작한다.
한가지 색의 조명을 비추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색으로 다양하게 옷을 갈아 입는다.
마치 중국 경극의 '변검'을 보고 있는 듯 순식간에 다른 옷으로 갈아입는다.
캄캄한 밤하늘에 홀로 빛나는 초승달은 그 모양만큼이나
아름답고 따스한 이야기를 해 주는 것 같아 자꾸만 하늘을 쳐다보게 한다.
통영의 밤은 깊어가지만, 조명은 더욱 화려해지고,
일렁이는 물결을 따라 흔들리는 불빛은 내 마음을 반영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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