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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월 11일 강릉 테라로사 전국이 아니 전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패닉상태에 빠졌다. 집에 칩거한지 1달이 넘었다. 봄을 맞이 하고 싶었다. 내 눈에도, 몸에도 그리고 마음에도 .... 몇 년만에 찾은 강릉 테라로사. 코로나 영향으로 사람들이 없다. 덕분에 여유로운 커피를 즐길 수 있다. 사실은 테라로사에 간 이유가 있다. 그 이유는 바로 앞에 보이는 커피 빈을 담은 봉투가 말해준다. 봄맞이 하러 평창에 가자고 떠나기 전날 밤부터 짐을 꾸렸다. 이번엔 5박 정도하고 오자며 짐을 많이 꾸렸다. 대형 여행 캐리어 1개. 폴딩박스 2개로 가득.... 와인과 와인마개까지 챙기며 이삿짐을 방불케 했다. 물론 커피를 가져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라인더와 드립주전자, 포트, 야외용 드립세트까지... 그리고 아껴두었던 마지막 코스타리카 생두를..
2020년 3월 2일 수종사 COVID 19로 전국이 비상사태. 초중고교가 개학을 2주 연기했고,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한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2주간 집중적으로 실시하길 권고한다는 정부의 다급한 당부. 하지만 집에만 있기에 답답해, 오전에 드라이브를 겸해서 남이섬까지 북한강변 길로 갔다가 집으로 오는 길에 수종사에 들렀다. 자그마한 암자로 오르는 길처럼 보이는 이런 돌계단이 세월의 흔적과 온갖 사연들을 품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 옷 깃을 여미게 한다. 의외로 널찍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수종사. 우측의 요사채에서는 차를 대접하고 있는데, 이곳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두물머리를 내려다 보는 풍광이 일품이다. 이처럼 간절한 모습으로 기도를 하고 있는 아내의 모습을 처음 보는 것 같다. 기도를 끝내고 돌아서는 아내에게 슬쩍 물었다...
2020년 2월 16일 은세계 2월 16일 일요일. 전국적으로 함박눈이 쏟아졌다. 작년 11월부터 눈다운 눈이 내리지 않았던 겨울이 어제부터 간간이 눈소식이 있더니, 오늘은 오전부터 펑펑 쏟아지다 파란 하늘이 보이기를 반복하며 나를 유혹한다. 결국 니콘에 10-20mm를 물리고, 라이카에 줌렌즈를 장착해 설경을 찍으러 나간다. 감히 히말라야의 설산이 부럽지 않은 정경이다. 오후 3시 27분. 덕풍천 너머로 은세계가 펼쳐진다. 곱게 화장한 새색시처럼 예봉산의 자태가 곱다. 한줄기 햇빛이 구름을 뚫고 눈이 덮힌 예봉산 능선에 신비로운 기운을 쏟아붓고 있다. 고운 화운데이션을 바른 듯 흰얼굴로 나타난 예봉산. 스타필드 너머 검단산 능선도 눈이 내리자 감추었던 뼈대를 보여준다. 은세계에 홀로 선 기상관측소. 바다에서는 좌, 우로 등대가 붉은..
2020년 2월 9일 정월대보름 하남시에는 망월동이 있다. 바랄 望, 달 月, 마을 洞. 달을 바라보기에 좋은 마을이 있다. 얼마나 달이 뜨는 모습이 아름다워서 망월동이라 했을까? 그 이유를 하남시에 이사온지 3년만에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하남시에서 보는 보름달은 예봉산 너머로 올라오는 달이, 한강을 비출 때 쯤이면, 하늘에 한 개, 그리고 강에 한 개 2개의 커다란 보름달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달이 가장 둥글고 크다는 정월 대보름은 어제였지만, 나는 어제가 아버님 기일이어서 사진으로 기록하는 기회를 놓쳤다. 오늘 저녁엔 대보름달을 사진으로 찍어보리라 마음 먹고 덕풍천으로 나왔다. 보름달이 아니라 지는 해의 모습이다. 햇님이 내려가야, 달님이 올라오는 자연의 법칙은 어김이 없다. 60을 넘어 살아보니, 내려가는 사람이 있어야..
2020년 1월 29일 메타세콰이어길 오늘은 한강뚝방 길보다는 스타필드 아래쪽에 있는 메타세콰이어 길을 따라 걸었다. 산책길 옆으로 한발짝만 내딛으면 깊은 갈대숲이 우거져 야생동물들의 서식처가 되어 있다. 어느 날인가는 무심히 걷다가 송아지만한 고라니가 펄쩍 뛰며 숲으로 들어가 깜짝 놀란적이 있다. 아주 멀리 지평선 끝으로 아차산 능선이 보인다. 시야에 막힘이 없는 너른 습지의 자연생태가 주는 평화로움이 나는 너무 좋다.
2020년 1월 26일 카페 모파상 집에 있기 답답해 오후시간에 찾은 카페 모파상. 개그우먼 팽현숙씨가 운영하는 곳이라고 하는데, 북한강변 길을 따라서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도 좋고, 번잡한 카페들을 지나쳐 북한강변 길 거의 끝부분에 위치해 한적해서 좋다. 특히 하루 한번씩 직접 카페 앞마당에서 달여낸다는 쌍화차가 깊은 맛을 낸다. 퇴직해서 좋은 점 가운데 하나는 평일 오후 시간에 이처럼 자유로울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2층에서 바라보이는 북한강의 풍광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우리나라도 찾아보면 외국 못지 않은, 아니 외국보다 더 월등히 아름다운 곳이 아주 많다.
2020년 1월 18일 평창나들이 띠동갑되시는 선배님께서 내려오라고 하셔서 급하게 평창으로 갔다. 알펜시아호텔 앞에 조성된 산책길이 조용하고 사람도 없어서 좋다. 호수 건너편 흰색의 긴 직사각형 건물은 동계올림픽 당시 방송센터로 활용되었던 건물이다. 동계올림픽에서 사용했던 스키점프대가 보인다. 퇴직하고 첫나들이를 한 평창 인공호수 주변 산책로. 야트막한 산과 산을 가리지 않을 정도의 키높이로 조성된 리조트의 풍경이 외국에 온 듯한 착각을 준다.
2020년 1월 15일 미사강변길 오늘도 이른 저녁식사를 하고 미사강변길 산책을 나선다. 5시 28분이지만 저녁놀이 붉게 번지는 예봉산 능선이 아름답다. 예봉산과 검단산 사이로 팔당대교가 보인다. 우측 유니온타워와 스타필드 너머로 검단산 능선이 우람하게 보인다. 1월이어선지 6시 12분이면, 강변길이 이렇게 호젓해진다. 강 너머엔 카페촌의 불빛이 화사롭지만, 미사강변길에 가로등이 켜지고 흙길에 그림자가 길어지면 길을 걷는 이에게 명상의 끈을 놓지 않도록 도와준다. 나는 나무 높이에 걸린 가로등에서 부드러운 빛이 떨어지는, 저녁 시간에 홀로 걷는 것이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