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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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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1월 3일 퇴직 후 스트레스성 가슴 통증?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준비하고 병원에 갔다. 선정릉 인근 '가슴 편한 내과'. 아내가 다녔었고, 심장 진료에 명성이 있는 원장이란다. 10시 예약을 했고, 어제의 상태를 원장에게 설명하니, 검사부터 진행해 보자고 한다. 먼저 소변검사, 혈액검사를 하고 가슴 X-Ray 촬영 그리고 심장 에코(초음파) 검사, 경동맥 에코... 검사만 40여분 했다. 12시 10분, 원장이 검사 결과를 설명하는데 "심장에 특이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좌측 경동맥에 동맥경화가 50% 진행되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본다. 심장 CT를 권유한다. CT결과를 보고 아스피린 복용 여부와 콜레스테롤 약 처방을 바꾸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 오늘 귀가해서 혹시 밤에 자다 가슴 통증이 나타나면 119를 불러 대형병원에 가서 가슴초음파를 찍..
2020년 11월 2일 급작스런 가슴 통증 아내와 함께 서울로 올라왔다. 내일 아내만 서울로 가려고 했는데, 급작스럽게 계획을 수정했다. 이유는 10시 40분경 아침식사를 끝내고, 오후에 거제도로 드라이브나 다녀오자며 운동화를 신으려고 허리를 굽혔는데, 갑자기 가슴에 통증이 왔다. 왼쪽 가슴에 심장을 쥐어 짜는 것 같은 통증과 가슴이 답답하고 누군가 나를 꼭 안아 압박하는 것 같았다. 숨이 쉬어지지 않고, 나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없었다. 손끝까지 바늘로 찌르는 것처럼 찌르르 했다. 간신히 일어서며 큰 숨을 쉬어보려고 가슴을 간신히 뒤로 젖혔다. 이런 모습을 지켜보던 아내가 '어디 아프냐? 얼굴 표정이 이상하다'고 한다. 20 ~ 30초 정도 지나자 통증이 사라진다. 아내가 걱정할까봐 괜찮다고 말하고, 거제도 산방산 비원까지 운전을 하고 가는데 ..
2020년 11월 2일 아내의 존재감 아내가 간다고 한다. 내가 잘 해줄테니 가지 말라고 했지만 그래도 간단다. 여왕처럼 모실테니 가지 말고 나와 통영에서 함께 지내자고 했건만, 서실에도 가야 하고 이것 저것 할 일을 미룰 수 없어 가야한다며 기어이 고속버스 예매를 했다. 서운하다. 아무 일을 하지 않고 옆에 있기만 해도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아내의 존재감은 그 어떤 언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 오늘은 내가 먼저 일어나 자고 있는 아내의 옆 얼굴을 한참 보았다. 내일이면 떠나가는 아내의 얼굴을 각인시키려, 지워지거나 희미해지지 않게 하려고 잠든 아내의 얼굴을 숨소리조차 들릴 까 조심하며 말없이 바라보았다. 이제 50 중반의 나이지만 나에게는 소녀 같은 아내. 아내가 옆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그런데 그 행복이 내일은 떠나..
2020년 10월 27일 나이듦이란? 선배님 부부가 통영에 내려와 3박 4일간 함께 여행을 했다. 거제도와 통영 일대를 돌았다. 선배님 부부와 우리 부부 사이에는 우연하게도 공통점이 많다. 부부 사이 나이차가 8년. 선배님과 나는 띠동갑. 미국 이중국적자로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생활하신다. 대화 주제는 주로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 정치적 이해관계에 있어선 보수진영의 극단에 서 계신 분이다. 이북에서 월남하신 분으로, 6.25때 인민군의 횡포를 몸으로 체험하신 75세의 나이를 고려하면 보수의 시각을 갖는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극단의 대척점에 선 보수의 견해는 biased thingking이라 생각 될 정도. 나이를 먹을 수록 여유를 갖고, 상대방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텐데, 자신만의 생각과 견해만을 주장하고 반대되는 말은 날카롭게..
2020년 10월 26일 내가 상수가 아닌 변수다. 상수 constant와 변수 variable의 함수관계. 우리는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6년간 전공자가 아니어도 기초학문으로 수학을 배웠다. 그리도 재미없고 지루했던 수학이었건만, 내 나이 60을 넘어서며 철학을 대비시킨 수학을 생각하자 이리도 명확하고 간결한 학문이 없음을 깨닫는다. 상수는 변하지 않는 값이고, 변수는 미지수를 포함해 변하는 값이다. 함수나 방정식의 결과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은 당연히 변수다. 변수의 값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언제나 나 자신은 변하지 않는 상수로 놓고 계산해 왔다. 나 이외의 모든 것이 변수라고 생각했다. 이런 나의 생각이 커다란 잘못이었다. 바로 내가 변수였다. variable. 결과 값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변수가 바로 나 자신이었..
2020년 10월 25일 Classic을 존중하되 시대적 변화의 흐름도 타자. 어제 오후, 운봉-설초부부가 찾아왔다. 설초의 하남시 서예대전 특선을 기념하고 관람차 왔다가 우리 집에 방문했다. 운봉의 해박한 지식에 놀라며 '와디즈'도 가입했고, 네이버 가계부의 편리함도 체험했다. 30년간 책과는 거리를 두고 살았다는 말과는 다르게 '뒤처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인터넷 검색과 앱 활용을 적극 참여한다'는 의지가 남달랐다. 친구 덕분에 편리한 앱 활용법을 배우며, 나도 시대에 뒤쳐져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Classic을 존중하되.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타고 가지는 못할 지언정, 역행하지는 말아야겠다.
2023년 11월 19일 드뷔시의 달빛은 나를 사색하게 만든다. 드뷔시의 '달빛'과 넷플릭스의 All the light we cannot see. 퓰리처상을 수상한 앤서니 도어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4부작. 배경은 2차 세계대전으로 당시 단파 13.10을 통해 이야기를 하는 프랑스 생 말로에 거주하는 일명 교수는 항상 드뷔시의 '달빛'을 배경음으로 틀어놓고 이야기를 한다.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과 드뷔시의 '달빛'은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우선 급한대로 유투브에서 조성진이 연주하는 드뷔시의 달빛을 들어본다. 늦은 가을 밤, 홀로 듣는 달빛이 내 가슴속으로 스며든다. 방의 불을 끄고 다시 들어본다. 이토록 아름다운 피아노곡이 있을까? 눈을 감고 또 들어본다. 늦은 가을, 낙엽이 쌓인 좁은 오솔길을 걸으며, 혹여 낙엽 밟는 바스락 소리가 이 정적을 깨..
2023년 11월 15일 백발이 되어 버린 잔디 새벽에 서리가 내렸나 보다. 초록에서 누런 옷으로 바꿔 입었던 잔디가 백발이 되었다. 빅톨 위고는 레 미제라블에서 마들렌의 머리가 하룻 밤새 하얗게 세어 버렸다고 묘사하고 있다. 해가 뜨기 전 어스름한 여명속에 보니, 앞 마당 잔디가 하룻 밤 새 하얗게 머리가 세어버린 노인처럼 되어 버렸다. 요 며칠 밤, 기온이 떨어져 영하의 날씨가 이어지더니 잔디만 노인이 되어버린 것이 아니다. 10월 말까지도 화려하고 기품 있게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황금색 꽃을 피우던 프렌치 메리골드도 허리가 구부러지고 꽃송이마다 하얀 서리를 뒤집어 썼다. 군락을 이루며 아름다움을 뽐내던, 봄부터 가을까지 화려함과 고고함을 지고 또 피고를 반복하며 자랑하던 메리골드가 사나흘의 서리를 견디지 못하고 추한 모습을 드러내고 말았다. 허..